
이제 이양반도 환갑을 훌쩍 넘어 함자에 '옹'을 붙여야 할 때가 되었군요. 헤어밴드를 하고 빨간색 스트라토캐스터를 좌우로 흔들어대던 Dire Straits의 프론트맨으로만 영원히 기억될 것 같았지만, 이제 Mark Knopfler라는 개인의 이름으로 낸 앨범이 모두 여섯 장으로, Dire Straits의 이름으로 내놓은 앨범의 숫자와 같아졌습니다. 물론 개인명의의 OST 작업을 합친다면 더 이전에 그 스코어는 뒤집어졌고요.
밴드맨으로서 보여준 음악과 솔로로 들려준 음악의 스타일은 닮은 듯 닮지 않았지만 Mark Knopfler라는 이름이 들려준 무표정한 보컬과 기타의 묘한 흔들림, 그리고 그 이름의 이미지에 연결된 우울한 정서는 피할 수 없이 똑같습니다. 솔로 앨범을 내면서 조금씩 강화되어온 Folk 지향은 이제 그러려니 수준이된 것 같고요; 떠들썩하게 새로운 무엇인가를 들려줄 연륜을 넘어섰으니 감상자의 심상도 편안합니다. 생각만큼 많이 들리지 않는 기타소리는 짧지만 강렬하고 그 흔들림의 깊이는 많은 음들보다 더 많은 것을 들려줍니다.
앨범 자켓은 화려하게 번쩍이는 간판이고, 아무리 가벼운 리듬으로 가볍게 통통거려도 낮게 깔리는 목소리와 기타의 흔들림에는 우울함이 깔려있어 마음을 차분히 다잡아줍니다. 걸어가며 듣게되면 걸음이 한없이 느려지고 바쁘게 돌아가는 도심속에서 외톨이가 된 듯한 묘한 감정마저 느끼게 해주네요. 도인의 경지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묻어가는 기분도 매우 근사합니다.
Hard Shoulder
덧글
여름 2009/11/23 21:54 # 답글
아직도 테니스 머리띠를 하고 연주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존멕켄로처럼.
bonjo 2009/11/23 22:38 #
사진에 주석 없으면 못알아볼 것 같습니다.
저 사진이 2005년이니 지금은 더 못알아볼 듯...-.-;;
valentine 2009/11/24 09:47 # 삭제 답글
bonjo 2009/11/24 11:15 #
荊軻 2009/11/25 10:22 # 삭제 답글
bonjo 2009/11/25 10:59 #
그래도 음악은 좋은지라, 음악 듣고 영화가 땡긴 건 처음있는 경험이었지. (but 못봤음)
focus 2009/11/25 14:31 # 답글
너무 우울해져서 다듣기가 겁날정도로...;;
bonjo 2009/11/25 14:39 #
James 2009/11/26 12:35 # 답글
우울하다면 왠지 듣고 싶어지네요 ^^
bonjo 2009/11/26 13:05 #
너무 우울해지지는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