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ropolis Pt2:Scenes From A Memory - Dream Theater / 1999 ▪ CDs

2, 3집의 성공 이후 Kevin Moore의 탈퇴, 새로운 맴버, 음악적 갈등, 밴드내의 불화, 또 한번의 맴버 교체 등등, 최악의 경우 밴드의 해산까지도 이어질 수 있었던 위기를 봉합해낸 Dream Theater의 5집 앨범입니다. 워낙 라이브앨범이나 오피셜 부틀랙, 사이드 프로젝트를 짬짬히 선보이는 부지런쟁이들이라 앨범을 줄세우면 몇장째가 될런지 몰라도 아무튼 정규 5집이죠.

문학적 철학적 종교적 주제/소재들을 폭넓게 건드리며 노래를 불러온 DT이지만 앨범 전체로 한가지 스토리를 노래하는 컨셉 앨범은 이 앨범이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프로그레시브라는 간판을 붙이면 왠지 한번쯤 선보여야 할 것 같은 숙제같은 작업이지만 생산자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부담되는 작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Pink Floyd의 [The Wall], Queensryche의 [Operation:Mindcrime], Rush의 [2112]등,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스토리 텔링 식의 컨셉앨범들을 보면 그 밴드가 평소에 들려주는 음악과는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단순히 개념적 컨셉을 표현하는 것에 비해 스토리를 이끌고 가는 것에는 곡의 유연성을 어느정도 포기해야 하는 것이죠. 스토리에 따라 음악이 더욱 드라마틱하게 전달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스토리가 음악의 발목을 붙잡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멜로디를 지루하게 반복해야 하기도 하고 개연성 없는 긴 연주를 삽입하기도 힘들고 등등.
그와 같은 이유로, Dream Theater의 [Metropolis Pt.2 : Scenes From A Memory] 이 앨범은 다른 DT의 앨범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느쪽이냐 하면, DT답지 않다는, 별로 유쾌하지 않는 느낌을 갖고있습니다. 물론 'Home'이라든지 'Through Her Eyes', 'Spirit Carries On'같은 귀에 와서 콱 박히는 곡들도 있고 'Overture 1928'와 같은 DT식 연주도 있지만 말입니다. Dream Theater의 미덕이라면 정신없이 몰아치고 변화하는 태풍속 빗줄기같은 연주라 생각하는데, 이 앨범에 담긴 DT는 스토리 텔링에 발이 묶여 보폭이 제한된, 앨범 전체적으로 움직임이 둔한 모습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간간히 삽입된 그들다운 좌충우돌식 연주는 오히려 전체 분위기를 흔드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말이죠.

DT의 앨범들에 관해 이야기가 나오면 많은 사람들이 이 앨범을 최고로 꼽고, 이런 앨범 하나 더 내주었으면 좋겠다. 라는 식의 팬심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아마도 제가 이 앨범은 DT 앨범들 중에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과 꼭같은 이유-정신 빠지게 변화무쌍하지 않다-로 이 앨범을 좋아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뭐 그렇다고 해서 제가 이앨범은 무척 싫어한다거나 Shuffle로 나오면 Skip 해버린다거나 하는 일은 없습니다. 이 앨범은 충분히 훌륭한 앨범이고, 무엇보다 기본적으로 저는 Dream Theater 빠돌이니까 말이죠. ;;;




Through Her Eyes





덧글

  • 아쥬나이 2009/11/09 22:53 # 답글

    고딩때 맴버들이 환생을 믿지 않는다는 기사를 보고 '그럼 뭘 노래하고 싶었던거야?'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는 엘범이로군요..

    DT의 다른엘범에 비해서 사운드가 좀 달콤한 편인것 같아요.
  • bonjo 2009/11/10 09:22 #

    하하 판타지 소설을 쓰는 작가의 태도와 비슷한 것인가봅니다. ^^

    다른 앨범들에도 발라드가 없는건 아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가 말씀하신대로 말랑 달콤하죠?
  • James 2009/11/09 23:08 # 답글

    제가 가진 단 하나의 DT 앨범이군요. 생각보다 안들은 기억이 나는데, 그래도 가끔 Random으로 나오면 기억나는 걸 보니 꽤 듣기도 했나봐요.

    전 DT의 (수준적으로)다가갈 수 없음에 잘 안듣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전 DT 하면 Drunken Tiger를 이제 더욱 떠올리는 세대다 보니..;
  • bonjo 2009/11/10 09:25 #

    저도 진입장벽이 꽤 높은 편이었습니다. 처음 들었을 땐 뭐 이런놈들이 다있어? 하고 관심 밖으로 밀어놓았었죠.

    DT라고 하면 Drunken Tiger 말고도 미국 메탈 밴드로 Dark Tranquillity라는 팀도 있죠.;;;
    어떤 분이 음악 이야기 하며 DT라고 하길래 당연히 Dream Theater인줄 알았다 당황한 적이있습니다.
  • CelloFan 2009/11/09 23:56 # 답글

    아마 제가 처음 샀던 DT 앨범이었던 것 같아요. 레코드 가게에서 'Home' 듣고 우왕~ 굳 그러면서 샀던 기억이 -_-; 근데 다른 트랙들까지 모조리 사랑하게 되었다능.
  • bonjo 2009/11/10 09:27 #

    공연장가서 The Spirit Carries On 떼창하면 완전 돌아가심;
  • gershom 2009/11/10 14:19 # 답글

    꼬박 꼬박 한국을 찾아와주는 팀이지요..
    드빠는 아닌데 두 세번 공연을 보러 갔었습니다..
    처음 공연을 했던 곳이 테니스경기장이었나..로 기억하는데요
    굉장히 경사가 급한 객석에서 브라운관이 꽉 차있던 스테이지를
    바라보는데 왠지 비현실적인 느낌으로 멍청히 서 있던 기억이 납니다.

  • bonjo 2009/11/10 15:54 #

    이번에는 언제쯤 오시려나 목빼고 기다리는 중입니다.
    언제나 양적 질적인 면에서 만족감을 주는 공연을 주는 고마운 밴드입니다. ^^
  • 여름 2009/11/12 11:09 # 답글

    변박! 변박! 엇박! 엇박! 멜로디! 멜로디! 멜로디! 정교! 정교! 긴장! 컨셉! 컨셉!
    청자의 입장에선 부담과 기대가 교차하는 앨범입니다.
  • bonjo 2009/11/12 11:17 #

    "스토리 텔링"이라는 뼈대에 요소들을 짜맞추다보니 이런 저런 부분에서 과잉이 느껴지는 앨범이라 생각합니다. 일단 들으면 끝까지 들어야 한다는 부담도;;;;
  • focus 2009/11/13 16:32 # 삭제 답글

    오프닝 멘트부터 마음에 들다가 홈에서 사람 잡죠..^^
  • bonjo 2009/11/13 18:56 #

    앨범 전체적인 분위기로는 DT 앨범 중 이만한 앨범이 없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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