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 아서 C. 클라크 / 김승욱 역 ▪ Books

표지가 참 이쁘게 나온 것 같습니다


몇살때였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아마도, 중학생 때 처음으로 접한 책입니다. 기억의 앞뒤가 뒤죽박죽입니다만, 만화잡지였던 '보물섬'에 고유성씨가 연재하는 것을 보고 흥미가 당겨 책으로 구입해서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참 나중에 비디오도 구해서 보고 말이죠. SF라고는 '스타워즈'나 '우주전쟁' 정도밖에 몰랐던 시기라 외계인도 나오지 않고 우주전쟁을 하지도 않는 뭔가 지루한 이야기로 읽혔습니다만, 그 와중에도 소설의 기저에 깔려있는 묵직한 메세지와 묘한 매력이 전달되었던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20년도 훨씬 넘어 다시 찾아 읽을 생각을 했으니 말이죠.

40년도 더 된 SF의 고전이고, SF에 딱히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제목이든 아서 C. 클라크라는 이름이든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내용도 알만한 유명한 작품이죠. 사실 이번에 다시 일독 하며 바로잡힌 그동안 잘못 알고있던 사실들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이 이야기는 소설이 원작이고 스텐리 큐브릭이 그것을 영화로 만든 것이라 알고있었던 것입니다. 2000년 재출판을 하며 작가가 기록해 놓은 서문에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적혀있는데,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 포함된 여러 아이디어들은 기존에 출판된 아서 클라크의 단편들에서 빌려온 것들이며, 기획부터 스텐리 큐브릭과 함께 시작해서 영화의 시나리오 대용으로 소설 형식을 갖춘 이야기를 집필하게 되었고, 소설로의 출판은 오히려 영화 완성보다 늦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대본 대신 소설로 집필하게 된 것은 스텐리 큐브릭의 아이디어였는데, 영화 시나리오라는 형식에 작가의 상상력이 제약받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당시 중학생의 머리로 이해하지 못했던 이런저런 새로운 요소들을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 중 한가지는 "아, 우주여행이란 얼마나 위험하고 지루하고 적막한가" 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SF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대충 생략되거나 이런저런 이름을 붙인 항법으로 뿅 하고 이동해 버리는 과정을 아서 C. 클라크는 만만치 않은 여정으로 묘사합니다. 이 배경에는 당시 미국의 아폴로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중이었기 때문에 독자들이 납득할만한 사실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외계의 손길에 의한 인류의 개화, 인공지능의 반란 등 이후 다른 SF에서 비중있게 다루어지는 주제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는데, 그것이 어느 하나도 끼워넣었다는 느낌 없이 유기적으로 꽉 짜여져있다는 점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음악도 아는 만큼 들리지만, 책 또한 아는 만큼 읽혀지는 것인가봅니다. 아니, 세상 만사가 그러한가봅니다.

처음 이 책을 읽었던 당시만 해도 우주왕복선이 뻔질나게 우주를 오고가며 2001년이면 정말로 유인 우주선이 토성쯤은 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만 그렇지는 못하는군요. HAL과 같이 건방진; 인공지능도 아직까지는 없고 말이죠.

이 책 서문과 함께 1999년 사망한 스텐리 큐브릭에 대한 추모의 글이 적혀있는데, 아서 클라크마저 이세상 사람이 아니군요. 세월이 참 잘도 갑니다. 이양반들, 생전에 토성을 향해 날아가는 우주선을 보고싶지 않았을까요. 아니면 이 둘은 이미 스타차일드가 되어 토성 도 가보고 더 멀리 가봤을지도요.


당시 이 책을 읽었을 때 [2010]도 함께 읽었는데, 이후 [2061], [3001]까지 썼다는군요...-.-;; 좀 구해 읽어볼까 했더니 출판된 흔적도 없구만요. 한국에서 SF는 역시 불모지대.







덧글

  • 荊軻 2009/10/30 11:04 # 삭제 답글

    아니 이것은!!
  • bonjo 2009/10/30 20:15 #

    2010, 2061, 3001을 읽고싶어!!!!!
  • CelloFan 2009/11/02 11:06 # 답글

    아아, 읽을 게 너무 많아요!
  • bonjo 2009/11/02 15:45 #

    그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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