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ush의 4기 첫 앨범이자 13 번 째 스튜디오 앨범입니다. Rush의1-2기가 대곡중심 성향의 밀물과 썰물로 이루어졌다면, 3-4기는 편곡 면에서 신디사이저의 비중의 밀물과 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9집 [Signals]에서 부터 점차 세련됨을 더해온 신디사이저는 12집 [Hold Your Fire]에서 끓어 넘치고, 이 앨범 [Presto]에서부터는 점차 Alex Lifeson의 기타에 자리를 내주게 됩니다.
또 다른 변화는 소속 레코드사가 Mercury에서 Atlantic으로 바뀐 것과, 전작인 [Power Windows]와 [Hold Your Fire]에서 찰지고 박력있는 사운드를 연출해 주었던 프로듀서 Peter Collins와 결별하고 Rupert Hine와 손을 잡은 것입니다.* Peter Collins가 Queensryche, Alice Cooper, Bon Jovi등 헤비하면서도 깔끔한 음악작업들에 이름을 많이 걸고있는 것에 비해 Rupert Hine은 경력은 Collins에 비해 훨씬 화려하지만 참여한 대부분의 앨범이 Howerd Jones, Tina Turner, Tompson Twins 등의 팝 아티스트들입니다. 이 두 프로듀서의 경향 차이로 Rush의 사운드는 한결 가볍고 경쾌해졌습니다. 긍정적인 면을 보자면 Rupert Hine이 손댄 쪽이 확실히 세련되고 안정된 맛은 있습니다. 다만 이전같이 악곡적 기교를 보여주지 않는 Rush에게 있어서 팝 풍의 프로듀싱은 뭔가 어울리지 않는 옷같이 되어버렸습니다. 큰맘 먹고 구입했는데 뭔가 어색해서 입지 않게 되는 그런 옷 있지 않나요? 그렇게 되어버린 것이죠. 실제로 앨범 [Presto]는 Rush 자신들도 별로 신경 안쓰는, 라이브에서도 거의 연주하지 않는 앨범이 되어버렸습니다.**
국내 음반시장에서는 또 다른 변화가 있었는데, [Hold Your Fire] 까지는 성음 레코드에서 성실한 라이센스 발매로 팬들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만, CD 시대가 열리면서 라이센스 음반사들이 하나둘 씩 직배 형태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Presto]는 Rush의 처음이자 마지막 직배 앨범이 되어버렸습니다. [Presto]로 재미를 못본 것인지, 다음 앨범인 [Roll The Bones]부터는 직배사에서 쌩까기 시작한 것이죠. 팝차트를 오르내리는 아티스트가 아니고서는 소식을 접하기 어려운 시절이었던지라 레코드사에서 쌩까버린 비주류 아티스트 Rush는 국내에서는 한동안 잊혀진 존재가 되어버리기도 했습니다.
1989년은 유독 명반이 많이 쏟아져나온 헤비메탈 황금기의 정점과도 같은 한해였는데, 저의 Favorite 밴드였던 Rush의 맥빠지는 앨범, 그리고 소식 두절로, 뭔가 딱부러지지 않는 어색한 마침표같이 수년간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던 앨범입니다.
Show Don't Tell
*Wikipedia에 의하면 음악적 문제 때문에 Peter Collins와 결별한 것이 아닌 개인적 사정으로 함께 작업하지 못하게 된것이라고 합니다. Peter Collins는 1993년 [Counterparts]에서 다시 Rush와 일을 하게 됩니다.
http://en.wikipedia.org/wiki/Presto_(album)
Intended to be co-produced with Peter Collins, who had produced the previous two studio albums, Power Windows and Hold Your Fire, he reluctantly declined the offer for personal reasons. An objective ear was found in producer Rupert Hine.
** 정규 라이브반에서 Rush는 Presto 앨범에서 'Show Don't Tell', 'The Pass' 두 곡을 각각 한 번씩만 수록했습니다.
http://bonjo6z.egloos.com/5063234
덧글
여름 2009/08/29 03:24 # 답글
bonjo 2009/08/29 12:36 #
focus 2009/08/29 13:50 # 답글
애처로운 출발을 알리 나요...;; 자세히 접해봐야 하겠습니다..
bonjo 2009/08/29 14:06 #
다음 앨범인 [Roll The Bones]에서 Rupert Hine과 손발이 잘 맞기도 했고, 그 다음 앨범인 [Counterparts]와 [Test For Echo]에서는 Peter Collins가 돌아와 박력있는 사운드로 복귀하게 됩니다.
젊은미소 2009/09/01 10:29 # 답글
bonjo 2009/09/01 12: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