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 안타깝게 요절한 Stevie Ray Vaughan의 사후 컴필앨범입니다. 1984년부터 1989년 사이에 녹음된 소스들입니다만 전곡 미발표 음원인데다 녹음 상태나 균일성이 뛰어나 정규앨범이라고 해도 믿을만한 정도의 내용입니다. Stevie가 쓴 두 곡을 제외하고는 다른 사람의 곡들과 블루스와 재즈의 스텐다드 넘버들로 채워져있습니다만, Stevie의 엄청난 연주력은 마치 제 옷인양 몸에 딱 들어맞는 모양새를 보여 듣는 마음마저 편하게 합니다. 워낙 스튜디오 연주를 라이브처럼 하고 라이브 연주를 스튜디오 녹음만큼 완벽히 연주해내는 종류의 인간인지라 그냥 녹음해두었던 곡을 모아놓아도 이정도의 퀄리티가 나오는구나 하고 생각해보면 놀랍기만 합니다.
Gary Moore가 Stevie를 추모하며 라이브앨범에 수록했던 'Sky In Crying'이나 Jimi Hendrix 원곡의 'Little Wing'의 멜로디가 귀에 쏙 들어오는 편입니다. 'Little Wing'의 경우 이사람 저사람(심지어는 메탈리카도!)이 커버를 많이 하기도 한 곡입니다만 Stevie의 경우 보컬파트 없이 전체를 기타 연주로 커버하고 있는데, 이쪽의 해석도 무척이나 근사합니다.
앨범마다 그 앨범을 연상케 하는 개인적인 타이틀곡이 있기 마련인데, 저에게 있어서 이 앨범의 그 "Key Track"은 마지막 트랙인 'Life By The Drop'입니다. Stevie가 12현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혼자 연주하며 부르는 노래입니다만, 한 대의 기타와 하나의 마이크로 이만한 음악적 양감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것은, Stvevie Ray Vaughan이란 존재가 얼마나 우리에게 주어진 큰 선물이었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해줍니다.
Life By The Drop
Little Wing
앨범 수록버전이 아니라 라이브 영상입니다. 업로드가 잘못됐는지 오른쪽 채널이 무음입니다만;;
아주 볼만합니다. 정말로 '코 후비듯' 기타를 치는 달인의 경지.
덧글
James 2009/08/03 08:57 # 답글
bonjo 2009/08/03 10:14 #
Stevie가 연주한 파이프라인이라니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Criss 2009/08/03 10:02 # 답글
bonjo 2009/08/03 10:17 #
누가 능가할 수 있을까요 그 엄청난 아우라를!
CelloFan 2009/08/03 23:51 # 답글
bonjo 2009/08/04 00:04 #
여름 2009/08/04 07:34 # 답글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bonjo 2009/08/04 09:45 #
제 2의 마이클 조던이 나오기 힘들 듯, 제 2의 Stevie도 불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