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how Of Hands - Rush / 1989 ▪ CDs

Rush가 해산 위기를 맞으며 장기간 휴식을 갖기 전까지, Rush의 앨범작업은 4+1, 즉 스튜디오 앨범 넉 장을 내고 라이브 앨범을 한 장 내는 식으로 진행이 되어왔습니다. 그리고 그 다섯 장의 묶음을 기준으로 밴드의 음악이 바뀌어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좀 더 확장해서 보면 16집 까지를 딱 절반으로 나누어 1~8집, 그리고 9~16집으로 반으로 갈라 앞쪽 시기를 본격적인 Progressive 지향적인 음악으로, 그리고 뒷쪽 시기를 신디사이저가 강하게 어필하며 곡의 길이가 짧아지는 등 팝적인 성향이 강해진 시기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앨범 [A Show of Hands]는후반기의 정 중앙에 위치한 라이브앨범으로 전반기의 Progressive 지향적인 모습을 가장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앨범입니다.

대형 밴드들이 라이브 앨범을 발매할 때에는 데뷔 당시부터의 히트곡들을 팬 서비스 차원 겸 판매 전략상으로 리스트업시키는 것이 일반적입니다만 이 앨범은 그러한 면이 전혀 고려되어있지 않습니다. 전반기 음악이라고는 두 곡, 그것도 후기 음악에 가까운 분위기의 짦막한 곡인 'Witch Hunt'와 'Closer To The Heart' 뿐입니다. 나머지는 5~8집 앨범, [Signals], [Grace Under Pressure], [Power Windows], [Hold Your Fire]에서 뽑은 곡들로 해당 기수에 충실한 라이브 앨범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찌보면 이전 라이브 앨범이었던 [Exit...Stage Left]의 완성도가 워낙 뛰어났기 때문에 연주되지 않았던 곡들로 채우고 싶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현대적인 신디사이저가 적극적으로 도입된 80년대의 Rush 음악은, 음악을 이끌어가는 부분에 있어 상대적으로 Alex Lifeson의 기타 비중이 위축되어있는데요, 이 앨범을 통해 들어보면 그게 단순한 위축이라고 보기엔 반대적으로 튀는 부분들이 돋보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초기에 비해 차지하는 면적이 좁아지면서 밀도는 높아져 아주 드라마틱한 음과 절묘한 타이밍의 연주를 들려줍니다.

워낙 라이브에서의 실력이 뛰어난 연주집단인 고로, 이 앨범은 Rush 3기의 베스트앨범으로 봐도 될 듯 합니다. 초기 Rush를 이해하기 위해 [Exit...Stage Left]가 좋은 참고가 되듯, 80년대 Rush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앨범이 최고의 참고음반이라 하겠습니다.

이 앨범은 VHS, LD 영상으로 함께 발매되었는데, CD와는 곡 구성이 좀 다르고 길이도 좀 더 깁니다.
이후에 [Exit... Stage Left], [Grace Under Pressure Live], [A Show Of Hands]를 모아 [X3]라는 타이틀의 DVD로 재발매되기도 했는데 세 개 모두 아주 볼만합니다.

Marathon



사족.
Wikipedia에 의하면, Rush의 새 앨범이 2009년 가을에 발매될 예정으로 제작중에 있다고 합니다. 이전작 [Snakes & Arrows]와 같은 프로듀서와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하니, 말랑한 소리로 돌아갈 계획은 없는 듯 하군요. ^^




덧글

  • 여름 2009/07/22 09:30 # 답글

    X3, DVD로선 최고의 모음집이 아닐까 싶습니다.
    말씀대로 CD와 영상음반의 곡리스트가 틀려 쬐끔 기분이 상하기도 했죠.
    'Time Stand Still'땜에..
    자켓디자인만 놓고 봐도 rush이름 지우면 영국의 그저그런 밴드의 음악같단 생각도 들구요.
    'Hugh Syme'인 것 같던데 의외의 디자인이었습니다.
  • bonjo 2009/07/25 17:43 #

    러쉬 음반들 중에서 자켓 디자인이 참 튀죠?
    Snakes & Arrows Live 영상을 보면 이런 저런 코미디를 시도하는데, 참 뜬금없고 의외의 구석이 많은 팀인 것 같기도 합니다.
  • focus 2009/07/22 16:35 # 답글

    자가진단으로 실망감이 큰 앨범이었습니다..
    단 다시듣기를 통해 최근 좋아지는 음반들이 많아지고 있는 관계로
    구매된 음반은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 bonjo 2009/07/25 17:39 #

    러쉬 라이브 음반들이 워낙 출중한 것이 많으니 그 중에서 제일 들을 것(?) 없는 음반이기도 하죠...-.-;; 3기를 잘 단도리했다고 생각하면 기분좋게 들을 수도 있고요.
    저도 이 앨범을 가장 가볍게 치는 편인데, 최근에 왠지 새롭게 들려서 끄적여봤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