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Dance - David Bowie / 1983 ▪ CDs

스티커를 붙여도 하필이면...-.-;;



글램락의 아이콘이라고 하는 David Bowie이지만, 예전 음악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듣는 성격이 아닌 저에게 있어서 의미를 갖는건 어쩌면 달랑 이 앨범 한 장 뿐입니다...-.-; 그나마도 그리 길지 않은 기간동안 들었던 팝 음악 중에 이 앨범이 엄청난 히트를 쳤던 덕에 구매+열청까지 이루어졌습니다. 이 다음 앨범인 [Tonight]만 해도 구매는 했으나 내용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을 보면 이미 좀더 헤비한 음악에 귀를 빼앗기며 많이 듣지 않은 듯 합니다.

이 앨범은 경쾌한 리듬의 'Modern Love', 타이틀곡'Let's Dance'와 야시꾸리한 멜로디의 'China Girl', 영화 [Cat People]의 주제곡 등이 팝 챠트에서 히트를 치면서 엄청난 판매고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 앨범에는 전혀 엉뚱한 인물이 이름을 감추고(?) 연주를 하고 있습니다. 바로 블루스의 화신 Stevie Ray Vaughan이죠. 

Stevie가 1982년 몽트루 재즈 페스티발에 참가했을 당시, 그는 이미 모든 연주 기량을 갖추었고 연주경력은 길었으나 텍사스를 벗어나지 못한 촌구석 아티스트에 불과했고 앨범 한장 취입하지 못한 완전한 무명 신인이었습니다. 당연히(?) 1982년 몽트루에서는 관객들의 무관심이라는 수모를 당해야 했지만, 관객중에 섞여있던 David Bowie와 Jackson Browne의 눈에 든 것이 Stevie에겐 놀라운 행운이었지요. 이후 David Bowie는 Stevie를 세션맨으로 기용해 [Let's Dance]를 녹음했고 Jackson Browne은 Stevie에게 첫 앨범 [Taxas Flood]를 녹음할 수 있도록 스튜디오를 빌려줍니다.* 그렇게 우리가 아는 Stevie Ray Vaughan이 세상에 소개된 것입니다.
제가 이 앨범을 구입해서 듣던 시기에는 악기의 소리를 구분할만한 귀도 없었고 그저 팝챠트를 뒤흔든 엄청난 앨범 이라는 인식으로 들었으며, 그 이후로도 한참 꺼내 들을 계기가 없었던 탓에 '80년대 초에 히트쳤던 팝 앨범' 정도로밖에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Stevie의 음악을 듣게 된 이후에도 그의 메이저 데뷔가 [Let's Dance] 세션이라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David Bowie는 태생이 락커였고, 이 앨범도 정통 락 앨범이라고 하기엔 모자라지만 Stevie의 소리가 넉넉히 들리는 기타 음악입니다. 물론 밴드 지향의 음악이 아닌만큼 솔로앨범에서 들려주는 식의 화려한 기타 연주를 선보이는 것은 아닙니다만, 확실히 Stevie 만의 탱탱한 스트랫 소리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소요소 배치된 브라스 음들이 기분좋게 자극적이며 앨범 전체적으로 David Bowie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히 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지요.

생각해보면 그 비슷한 시기에 들었던 음악들에 대한 기억과 재발견 알고리즘이 대충 다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 앨범을 비롯해 J Gails' Band, REO Speedwagon, Journey, 등등 꽤나 락 기반으로 기타가 전면에 서있던 밴드들 조차 그저 '팝 밴드'정도로 기억하고 있다가 복각된 CD를 구해 들으며 "이게 이런 음악이었군!" 하고 재발견. 하는 식 말이죠.

Let's Dance


아, 그리고 David Bowie가 1989년에 시도했던 밴드지향 앨범인 Tin Machine이라는 팀이 있는데, 그 앨범이 리마스터링 복각되어 국내도 수입이 되어있더군요. 예전에 AFKN에서 뮤직비디오를 들어주는 것을 보고 한방에 꽂혔는데, 당시엔 국내 미발매 음반 구하기가 힘들었던 터라 포기했었는데 다시 만나게 되는군요. ^^

Under The God  by Tin Mac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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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en.wikipedia.org/wiki/Stevie_Ray_Vaughan 1980s 섹션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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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여름 2009/07/14 10:01 # 답글

    스티커를 띄어도 참...
    이런표현 쓰기 싫지만 '안습'입니다.
    계속 웃음이 나옵니다. 멈추질 않습니다.
    간지초절정매혹남 보위옹께서 이CD를 보시면 어떨까요?
    스티커(가격표포함)는 파블로님이 잘떼어내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bonjo 2009/07/14 10:57 #

    다른 CD 사진들 보면 아시겠지만 제가 스티커 따위 떼거나 하지 않는 성격인데요
    저건 데이빗 옹 머리에 떡 하니 붙어있어서 무리를 하다가 그만;;;
    어제 사진찍고나서 케이스를 갈아버릴까 생각도 했는데 집에 검정 테두리 있는 빈 케이스는 또 사둔 것이 없더라고요...-.-;
  • focus 2009/07/14 14:44 # 답글

    케이스를 교체하시던지 아니면 다음에 함 가져오세요..
    파블로군이 기가막히게 스티커 띄어줍니다...ㅎ

    저도 이음반은 실시간 감상했었구요.. 좋아했죠..
    다만 보위옹의 스타일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 저질팬입니다..^^
  • bonjo 2009/07/14 16:27 #

    제 성격에는 그냥 케이스를 교체할 것 같은데, 그나마도 안하고 저대로 놔둘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David Bowie는 저도 전혀 모릅니다. 제대로 들은건 이 앨범 뿐이죠...-.-;
  • CelloFan 2009/07/15 01:09 # 답글

    아 데이빗 보위 겁나 좋아했는데... 그나저나 보위횽아 안습. 대가리 제대로 가렸.... 저도 저 앨범 있는데... 찾아보니 안보인다능 -_-
  • bonjo 2009/07/15 09:41 #

    정리좀 하면서 살으렴...-.-;
  • hereafter 2009/07/15 01:37 # 답글

    개인적으로 초기작 몇장을 빼곤 크게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뮤지션중 한명입니다. 발표한 음반수에 비례해 별로인 음반도 많은데
    국내에서는 마치 건드릴수 없는 성역처럼 너무 과하게 추앙받는다는
    느낌도 들구요. 하지만 지기 스타더스트 나 헝키도리 같은 음반은
    저역시 매우 좋아하는 음반입니다. Moonage Daydream 같은 곡은
    최고의 기타솔로로도 항상 뽑히는 곡이구요.
    본조님이 전혀 모르신다고 하니 상당히 의외였습니다^^;;
    올려주신 앨범은 예전에 mp3로 구입해서 듣다가 컴퓨터 하드가 나가는
    바람에 지금은 기억나는 곡이 하나도 없네요
  • bonjo 2009/07/15 09:47 #

    제가 음악 듣기 시작한 것에 80년대 초라 그 이전 음악의 흐름은 전혀 모릅니다.
    간혹 보유하고있는 60-70년대 음반들은 나중에 좋아하게 된 아티스트들을 추적해 올라간 경우 뿐이죠. 그나마도 아주 많이 좋아하지 않으면 귀찮아서(?) 추적도 안하고요;;;

    Moonage Daydream은 기억해두어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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