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For Your Life - Mountain / 1985 ▪ CDs


Cream의 [Wheels Of Fire] 앨범의 프로듀서로 유명한 Felix Pappalardi가 기타리스트 Leslie West와 함께 결성하여 70년대 미국 락계의 거물 중 하나로 자리매김을 했던 Mountain. 1974년 [Avalanche] 발매 이후 길지 않았던 활동을 멈춘 이후 1983년 핵심 맴버인 Felix Pappalardi이 비극적인 총격 사건으로 사망해 Mountain은 영영 사라져버리는가 했습니다. 그러나 헤비메탈 음악이 락 음악 시장을 장악해 가던 1985년, Leslie West가 드러머 Corky Laing함께 젊은 베이이스트를 기용하여 Felix의 자리를 메우며 컴백을 한 작품이 바로 이 [Go For Your Life]입니다.

당시 저는 Mountain의 옛 노래들을 전혀 접해보지 못한 상태였고 단순히 옛 거물이라는 문구에 끌려 앨범을 구입했습니다. 80년대 중반이면 삐까뻔쩍한 손놀림으로 사람 혼을 빼놓는 기타리스트들이 천지에 널려있는 시대였습니다. 그 와중에, 60년대부터 음악을 해온, 70년대가 그의 전성기라고 할 중년의 락 기타리스트의 손가락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음악이란 것이, 연주라는 것이, 아무리 손가락에 기름칠해 잽싸게 돌아간다고 해도 '깊은 맛'이라는 것에 도달하는 길은 또 다른 법입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거장의 손가락에는 또 다른 무엇인가가 있는 것이지요.

앨범 자체는 상당히 80년대식으로, 먹기 좋게 조리되어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80년대식 음색에 70년대를 그리워했던 Mountain 원년 팬들은 질려버렸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드럼 사운드도 전자드럼인 듯한 소리가 언뜻 언뜻 비치고, 아예 빠른 비트의 신디사이저 음이 베이스 소리를 대신해 깔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Leslie West의 거칠고 끈적한 기타와 보컬은 앨범 전체를 지배하며 넘실거립니다. Leslie West가 어설프게 80년대를 흉내내 80년대의 소리만이 담겨있다면 Mountain이라는 이름은 사기가 되었겠지만 그 80년대적인 사운드에 Leslie West가 다분히 Mountain 적인 소리를 유지하고 있었기에 그 시대에도 Mountain이라는 이름의 가치는 지켜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와같이 그당시 다른 밴드들과는 다른 무엇인가를 발견한 행운아도 있을 수 있었던 것이고 말이죠.

이 앨범은 CD 복각이 무척 늦게 이루어진 편입니다. 아마도 Felix의 영향력으로 Mountain 본류의 냄새가 넘실거리는 70년대 작품들과 이 앨범 이후 아예 CD로 발매된 후속작들 사이에서 복각의 기회를 갖지 못했을 가능성이 컸으리라 생각합니다. 복각도 원래 레코드가 발매되었던 Sony/BGM이 아닌 Evangeline Records라는 레이블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이 앨범은 LP로 무척 즐겼었고 특히 마지막 트랙인 'Little Bit Of Insanity'는 개인적으로 LP시대를 마감한 이후에도 종종 기억을 더듬어 멜로디를 흥얼거리는 '아주 좋아하는 곡' 중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아마존 기웃거릴 때마다 생각나면 한번씩 복각 CD를 검색해보기도 했는데, 최근에 발매 소식을 접하게 되어 영국 아마존의 마켓플레이스를 시험삼아 이용하면서 이 앨범을 주문해보았습니다.

Hard Time
A면 첫곡입니다. Youtube에도 이 앨범 곡이라고는 달랑 이것 하나 뿐이군요...-.-;


복각되며 앨범 자켓이 바뀌었습니다만, 시원스럽던 오리지날 디자인에다가 어디 잡지에서 오린 듯한* Leslie West의 사진을 붙여놓은;;; 매우 성의없고 싸보이는 디자인이 되어버렸습니다. 참고로, 아래 사진이 오리지날 자켓입니다.


* '잡지에서 오려붙인' 사진이라는 단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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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파블로 2009/07/06 13:00 # 삭제 답글

    레슬리웨스트...덕분에 그이름다시들어보네요...
    어릴적에 형이 좋아라해서 노래몇곡하고 빽판한장을 들어본기억이 있는데...
    지금 머리속에는 기억나는게 없네요...길을걷다 떨어지는 기왓장에 머리를 한대 맞으면 기억이 날지도...호호호
    들어보고 싶어지네요..
    생각했던것보다 '더' 훈훈한 인상의 잘 웃어주시는 분이시더군요...매우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 bonjo 2009/07/06 14:05 #

    깜짝 놀랄만한 무엇을 보여주는 부류는 아니지만 은근한 맛이 일품인 할배라고 생각합니다. 어찌보면 그시대에 그런 공격적인 음색이란 것 자체가 놀랄만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고요.

    파블로 님은 글로 접하며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인상이 부드러우셔서 놀랐습니다. ^^;;
  • 다이고로 2009/07/06 15:32 # 삭제 답글


    ㅋㅋㅋㅋ 어머 자켓이 왜 이랬을까요?
    매우 충격적이네요.... 'ㅁ' ;;



  • bonjo 2009/07/06 15:43 #

    "레슬리 웨스트 얼굴을 박아넣으면 좀 더 팔리지 않을까?"
    하는 식의 고민이 묻어나는 디자인이랄까요...-.-;;;
  • hereafter 2009/07/06 16:24 # 답글

    제가 생각하는 가장 헤비한 기타리스트 중 한명..
    단순히 하드록과 헤비메탈이라는 출력의 차이를 떠나서
    이 사람의 연주에서 느껴지는 기질이나 뉘앙스가 그렇게 느껴집니다.
    몸무게도 연주만큼이나 헤비하신분이죠
    올려주신 음반은 저도 처음 보는거네요.
  • bonjo 2009/07/06 17:31 #

    동시대 음악들과 비교해보면 기타 음색이나 리프 구성 등이 압도적으로 공격적이죠.
    Felix 시대 마지막 앨범이 1974년, 이 앨범이 1985년, 요 다음 앨범이 1995년이니;;; 좀 공중에 뜬 느낌의 앨범입니다. 그러니 복각에서도 밀리고 밀렸던 것이 아닌가 하고 말이죠 ^^;;
  • 여름 2009/07/06 16:51 # 답글

    레슬리웨스트의 사진을 넣은것까지는 좋은데 뒤의 드러머는 뭔지?
    성향은 다르겠지만 그랜드펑크레일로드, 몬트로즈 같은 60-70년대 날리던 미쿡 밴드들의 음악도 같이 듣고 싶어집니다.
  • bonjo 2009/07/06 17:32 #

    드러머도 나름 원년 맴버라 넣어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lessue 2009/07/07 09:19 # 답글

    1,2 집을 가지고 있는데 hard time 들어보니 완전 다르네요 80년대느낌이...
  • bonjo 2009/07/07 09:58 #

    아무래도 세월도 10년 넘게 지나고,
    무엇보다도 Pappalardi의 부재라는 요소도 무시할 수는없겠죠. ^^;
  • focus 2009/07/07 15:04 # 답글

    항상 전설로만 남겨져있는 팀이네요...^^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종종뵙죠...ㅎ
    다음날도 술마시고 일요일은 시체였습니다...ㅋ
  • bonjo 2009/07/07 16:14 #

    헉 이틀 연속이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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