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 8년 언저리에 여성보컬을 전면에 내세운 눈에 띄는 밴드들이 많았는데, 그중 다른 밴드들과 약간의 차별성을 갖는 독특한 이력의 밴드가 있었습니다. 바로 신인이 아닌 혼성 듀오 투투의 맴버였던 황혜영이 마이크를 잡은 오락실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공정환이라는 모델출신의 보컬이 함께 마이크를 잡은 2 보컬 시스템에 나머지 맴버는 객원 성격인 불완전한 밴드이기는 했습니다. 게다가 개성적인 황혜영의 목소리에 비래 공정환의 목소리는 평범한 편이어서 존재감이 좀 떨어지는 느낌이었고, 밴드는 있는지 없는지조차;;; 확실히 밴드의 셀링 포인트는 황혜영의 매력이었습니다만, 시장의 반응을 그닥 끌어내지는 못했고 밴드는 '後'라는 히트곡 하나만 남기고 사라져버렸습니다.
앨범 전체적으로, 황혜영의 개성적인 목소리가 톡톡 튀는 매력적인 음반입니다. 히트곡 '後'만 기억되기에는 좀 아깝죠. 1, 2, 3번 트랙은 좀 지루하게 가는 느낌이 있습니다만, '後'부터의 트랙들은 앨범명에 'Rock'이란 단어를 붙인 것이 아깝지 않게 비트가 있고 자극적인 소리를 들려주기도 합니다. 황혜영의 매력은 인형같이 표정없는 마스크와 또 그런 목소리인데, 고음을 일단 바이브레이션 없이 생소리로 찌르고 뒷박에 살짝 흔들어주는 발성은 아주 새콤달콤합니다.
대부분의 곡을 Oliver Sea라는 사람이 작/편곡한 것으로 되어있는데, 정규 맴버에는 이름이 올라가있지 않습니다. 자생적인 밴드라기보다는 황혜영의 매력을 팔기위해 기획된 밴드라는 한계와, 철저히 기획된 상품성의 가능성을 함께 보여준 독특한 밴드였다고 기억합니다.
오늘 이 앨범을 건드린 것은, 특별히 어제 네이버 인기 검색어에 "황혜영 비키니 몸매"가 떴기 때문은 아닙니다.;;;
덧글
James 2009/06/23 23:18 # 답글
덧입니다만, 혹시 레모네이드 라는 밴드의 음반도 갖고 계시나요? 꽤나 오래 되었는데, 현재는 절판되었습니다. '곰인형'이란 노래로 유명했던..^^
bonjo 2009/06/23 23:40 #
앨범 속지에 보면 다섯명 맴버 사진에 1, 2, 3,4 ,5 번호도 붙어있고 리스트가 나와있기는 한데, 정작 뒷쪽의 세션 리스트에는 더 많은 인원의 이름이 박혀있습니다. 모양만 갖추었지 제대로 연주하는 밴드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레모네이드는 저도 접해보지 못한 밴드네요. 이름은 들어본 것 같기도 한데 말이죠.^^;;;
여름 2009/06/24 10:32 # 답글
이 음반을 사게 되셨는지가 궁금합니다.
전 여성보컬 음반에 알러지가 있어서리.
물론 여성보컬 공연에는 관심이 많지만...
bonjo 2009/06/24 12:24 #
이소라, 박화요비, 박정현, 박혜경, 일본의 유이, 나카시마 미카, 쥬디앤매리, 등등;;
황혜영은 투투 시절부터 호감이 있었고요,
김지훈 목소리도 무척 좋아했지요(요즘 뭐하는지 궁금)
무엇보다도 "後"가 썩 마음에 들어서 샀는데, 다른 곡들도 상당히 들을만 합니다.
다이고로 2009/06/24 14:25 # 삭제 답글
떠헉!!! 이 앨범이 있으시군요!!! (2)
뜬금없지만 Do As Infinity 도 좋아하시나요? ^^;;
bonjo 2009/06/24 15:15 #
[Fall Into Infinity]는 무척 좋아합니;;
focus 2009/06/24 15:37 # 답글
1998년에 살아있었는데 처음들어보는 팀입니다...헤헤
애들이 96,97년 생들이라 아마 허리꺽여 세상 물정모르고 살던때라
무지하네요...^^
bonjo 2009/06/24 16:28 #
아이들이 96, 97이면 더더욱 알기 힘드셨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