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전에 재활용 쓰레기장에서 줏어온 책 중 첫 권을 집어들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용의자 X의 헌신]만 접해봤습니다만, 참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에 이 책도 기분좋게 읽기 시작했지요. 다 읽고 난 감상은, 명탐정 코난 류의 추리 애니메이션 에피소드 하나를 본 듯 하군요..-.-
사립 중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네 명의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부모가 도시에서 떨어진 별장에 모입니다. 집중 과외수업을 받을 목적으로. 사립 중학교 입시에 내몰린 아이들, 관련된 부정, 잘못된 자식사랑, 중년 부부들의 권태기, 불륜, 스와핑, 등등 우리나라에서도 심심치않게 보이는 시사적인 소재들이 얽혀 흥미롭기도 하고 그 와중에 덜컥 벌어진 살인사건이라는 설정도 좋았고 등장인물들의 석연치 않은 언행에 의한 떡밥들도 그럴싸했습니다만, [용의자 X의 헌신]에서 읽었던 날카로운 결정적 장치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좀 실망입니다.
사회문제가 되는 몇몇 이슈들을 건드려 보고자 한 듯 합니다만 그렇다면 차라리 살인사건을 빼버리고(표지에 실린 일본어 제목은 그냥 '호숫가'로군요) 나머지 갈등 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이끌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주제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그런 묘한 갈등의 분위기도 소설 속에 녹아있기는 합니다만 살인 사건 자체에 집중하다보니 그 꿀꿀하고 석연치않은 뉘앙스를 만끽하기가 힘들었으니 말입니다.
혹시 읽어볼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살인사건보다는 전반적인 등장인물들의 갈등 분위기에 집중해서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덧글
James 2009/05/07 22:38 # 답글
bonjo 2009/05/07 23:15 #
CelloFan 2009/05/08 11:07 # 답글
bonjo 2009/05/08 12:06 #
친구가 [방황하는 칼날]을 추천해줘서 그건 한 번 볼까 하고있는데..
荊軻 2009/05/08 11:40 # 삭제 답글
bonjo 2009/05/08 12:05 #
荊軻 2009/05/08 13:20 # 삭제
비주얼적인 편집이 참 맛깔납니다. 시나리오를 소설로 쓴 듯한 풍이지요.
13계단 강추합니다.
bonjo 2009/05/08 16:46 #
웬리 2009/05/18 09:38 # 삭제 답글
저는 최근에 '손톱'을 읽었는데요. 의외로 괜찮아서 놀랐어요. 김종일 작가의 장편소설입니다~
bonjo 2009/05/18 1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