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erson, Lake & Powell / 1986 ▪ CDs

80년대 초 슈퍼밴드 Asia가 '쉬운 프로그레시브락'으로 팝팬들의 귀를 자극한 이후 1983년 Yes의 [90125]가 뒤이어 나왔고 해산되어있던 ELP도 시대의 흐름에 동참하기위한 기지개를 폅니다. 그러나 드러머인 Carl Palmer가 Asia에 몸을 담고 있었고 거기서 몸을 뺄 생각은 없었지요. 그래서 섭외된 인물이 Cozy Powell입니다. 마침 Cozy Powell의 이니셜도 P인지라 밴드명을 바꾸지 않아도 된다는 잇점이 있기도 했습니다. 당시 "Phil Pollins와 Ringo Parr 등과도 접촉을 시도했었다"는 조크도 있었다고 합니다만1), 꼭 이름때문에 Cozy Powell이 섭외된 것은 아니고 Keith Emerson과 평소 친분이 있었다고 합니다.

Asia와 Yes의 80년대 중반 앨범들과 마찬가지로 어깨에 힘을 좀 뺀 캐쥬얼한 느낌의 Progressive 락을 지향하고있는 앨범입니다만, 기교파로 유명한 전임자 Carl Palmer와는 달리 파워로 밀어붙이는 Cozy Powell의 영향인지 상당히 하드한 락의 향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Keith Emerson의 키보드 연주 스타일도 깔끔하고 예쁜 것과는 거리가 먼 남성성이 흘러넘치는 스타일인지라 음악은 전반적으로 근육 울뚝불뚝한 사나이의 느낌이 들지요. 이러한 음악 성격을 만드는데에는 보컬 음색도 한몫 하는데, Asia의 John Wetton과 음색이 비슷하면서 좀더 힘찬 Greg Lake의 음색은 Asia의 미청년 스타일이나 Yes의 여성스럽기까지한 보컬과 비교하자면 아무래도 남성지향적입니다. 이러한 소프트함의 결핍 탓인지 이 앨범은 세 밴드의 앨범들 중 그닥 인기를 끌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Touch And Go'가 싱글커트되어 인기가 있었고, 구스타브 홀스트의 Planet 중에서 'Mars'를 편곡하여 멋지게 담아낸 곡이 긴 길이의 연주곡임에도 불구하고 전영혁씨의 라디오 방송을 통해 꽤 인기가 있었습니다.

LP로 음악듣던 시절에 꽤나 즐겨듣던 음반인데 최근에 온라인 중고CD점에 나와있는 것을 운좋게 구입했습니다.



Touch & Go



1)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Emerson,_Lake_%26_Powell






덧글

  • 여름 2009/04/11 18:30 # 답글

    그렉레이크의 솔로앨범에선 게리무어를 만나게 되고, 그렉레이크는 존웨튼대신 아시아와 함께 투어하고, 제프리다운스는 탈퇴한 스티브하우를 위해 GTR의 프로듀싱을 하고, 신나는 시대였을 겁니다.
  • bonjo 2009/04/11 22:39 #

    홋- 그렉 레이크와 게리무어도 그렇게 연결되어있군요. 무척 궁금해지는군요.
  • focus 2009/04/13 13:51 # 답글

    ELP 중에 가장 좋아하는 음반입니다....ㅎㅎ

    사실 동시대에 감상했기에 더 애정이 갑니다..
    특히 Cozy Powell 이 발만 담궈도 좋다는..^^
  • bonjo 2009/04/13 15:08 #

    저도 ELP 음반 중에 이 앨범을 제일 좋아합니다.

    라고 말해도;; LP로는 두 장인가 세 장 더 있는데 제대로 감상한 것은 달랑 이거 한장 뿐입니다...-.-;;
  • 젊은미소 2009/04/15 04:14 # 답글

    요즘 제가 하고 있는 미니 프로젝트의 영문 이니셜이 우연찮게도 ELP라는 거 아니겠습니까? 같이 일하는 미국 애들에게 It happens to be the same name as a well-known 70's prog rock band! 라고 했는데.. 역시나 뭔 소린겨 하면서 멀뚱멀뚱하고 있더라는... ^^;;
  • bonjo 2009/04/15 09:15 #

    하핫; 그런.....^^;;;
    ELP가 미국내 지명도는 그닥 높지 않은가보죠? 아니면 단순히 오래되어 잊혀진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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