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표류기 - 허지웅 ▪ Books

이글루스 유명 블로거 허지웅(http://ozzyz.egloos.com). 처음 이글루스에서 허지웅의 글을 읽었을 때에는 그가 그리 유명한 사람인지도 몰랐습니다. 글이 청산유수 너무도 재미있어서(어떤 글이었는지 생각도 안남) 링크를 시켜 블로그를 구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영화 전문기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사실을 안지 얼마 되지않아 이소라의 라디오 프로에 고정 게스트가 되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글들을 더 읽어가면서 그냥 글 참 재미나게 잘 쓴다 정도로 설명될 등급이 아니었구먼 하고 생각하게되었습니다.

허지웅은 정말 글을 잘씁니다. 여러 블로그들을 들락거리면서 이런 저런 글들을 접하지만 정말로 주제와 관계없이 순수하게 "글을 정말 재미있게 잘 쓴다"라고 칭찬하고싶은 사람이 세 명이 있는데, 그 중에 한명이 허지웅입니다. 그의 글은 문장이 짧고 표현이 꾸밈이 없습니다. 그래서 어떤 이야기를 해도 이해하기가 쉽지요. 꾸밈이 없으면서도 재치가 넘쳐 긴 글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글을 재미있게 잘 쓴다는 것 외에 허지웅의 매력은 거침이 없다는 것입니다. 하고싶은 말은 솔직하게 까놓고 내뱉는데 전혀 주저함이 없습니다. 그 대상이 타인이든 자기 자신이든 관계가 없습니다. 자신의 부끄러운 일에 대해서도 까놓고 이야기하고,  그것이 그의 "거침없음"을 단순한 터프함을 넘어서게 하는 것 같습니다. 거침없음에 더해 또 그의 글을 가치있게 하는 것은 자기 아이덴티티가 확실하다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 선택한 삶의 방식, 세상을 바라보는 눈, 모든 것에 자기 기준을 확실히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주제에 대해 여러 문체의 글들을 쏟아내고있지만 늘 일관된 허지웅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책 자체는 산만하고 어수선합니다. 블로그에 올라왔던 글을 모은 것이라 문체도 길이도 들쑥날쑥입니다. 그나마 책으로 내면서 글을 쓴 순이 아니라 주제별로 편집을 해놓아 보는데 덜 혼란스러운 정도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이러한 들쑥날쑥한 문체들과 주제, 길이들이야말로 허지웅을 잘 설명하고있지 않은가 싶기도 합니다. 할 말도 많으며 구차한 형식에 묶이는 것을 거부하고있으니 말이죠.
걸리버 여행기를 빗대어, 작은 사람들의 나라, 큰 사람들의 나라, 하늘을 나는 섬의 나라로 제목을 붙인 각 쳅터는, 허지웅 개인의 소사,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종교와 같은 대의적인 이야기들, 그리고 허지웅의 본업인 영화평을 싣고 있습니다. 각각 다른 대주제와 소주제로 이야기를 하지만 일관된 태도와 시각으로 모든 문제들을 자유분방하지만 거칠지 않은 손길로 쓰다듬습니다. 비판하지만 불평하지 않고 (자기를 포함해) 소외된 소수자들을 응원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동정하지 않습니다. -최소한 제가 볼 떄에는- 참 공정하고 타당합니다. 

권말에는 허지웅 자기 자신의 마무리 글과 우석훈씨의 추천글이 실려있는데, 아주 인상적인 문장으로 이 복잡하고 난잡해보이기까지하는 책과 그 저자의 속내와 정체는 무엇인지 설명하고있습니다.


     만약 지금의 20대가 부모로부터 정신적이고 또한 물리적으로 독립하면 어떻게 될까? 허지웅이 된다. 물론 허지웅만큼 맛깔나게 글을 쓸 수 있고, 허우대 멀쩡하고, 또 사물을 보는 감각이 있다면 말이다.   - 우석훈- 

     조금 덜 부유하고 조금 더 가난하게 살겠다는 것은 한마디로, 나는 더 이상 경쟁하지 않겠다는 선언과 같다. 더 많은 돈을 갖기 위해 경쟁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내가 가진 것들로 내 자신을 규정하는 일을 멈추고, 가질 수 없는 것들, 혹은 가질 필요가 없는 것들을 소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 자신을 비난하는 일을 멈추겠다는 생각이다.   - 허지웅-






덧글

  • 여름 2009/03/28 14:24 # 답글

    블로그부터 구독해야겠네요.
    4월이 1M앞인데 결산마감일은 코앞이네요.
    얼렁 4월이 왔으면 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 bonjo 2009/03/28 21:55 #

    몇가지 거부감 들 요소가 있기는 한데,
    그것만 넘기면 좋아할 구석이 많은 참 건강하고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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