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Yngwie Malmsteen의 앨범은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게 되었다. 그 압도적인 기타 연주와 독보적인 스타일이 어디로 사라져버린 것은 절대로 아니었지만, 어쩌면 별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제자리에 안주해버린 모습이 주는 실망감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실망은 실망이고 컬랙팅은 별도의 이야기이건만,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해외 발매와 동시에 제깍제깍 나와주던 음반도 국내 보급이 끊겨버렸고 요 앞 앨범인 [Unleash The Fury] 부터는 발매 후 한참 뒤에야 소식을 듣는 지경에 이르렀다. 천하의 Yngwie Malmsteen이 이런 대접을 받게 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Unleash the Fury] 앨범으로부터 3년, 신보 [Perpetual Flame]이 발매되었다. 새롭게 기용된 보컬리스트는 Judas Priest 출신의 Tim 'Ripper' Owens. 개인적으로는 별로 선호하지 않는 스타일의 음색이라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에는 상당한 거리낌이 있었다. 그래도 키보드가 Derek Sherinian이라며 위안을 삼기는 했지만.
[Unleash the Fury]와 마찬가지로 국내 보급선은 없는 상태였고 환율이 급등한 상태에서 수입된 음반은 부담스러울 정도의 가격이었다. 그나마도 망설이던 와중에 품절되었고 결국은 여러 달이 지나서야 아마존을 통해 구입했다.
Owens의 보컬은 상상했던 것 보다 Yngwie표 음악과 잘 어울렸다. 사실 잘 어울렸다는 말 보다 점수를 더 쳐주고싶은 생각이다. 기존의 점잖았던 보컬의 음색들에 비해 한층 자극적인 Owens의 보컬이 기타소리에 집중되어버리는 음악에 숨통을 틔워준다고 할까. 아니면 균형 감각을 만들어 준다고 할까. 사람들이 칭찬을 하던 시절의 Yngwie의 음악에는 신인의 그것이었든, 아니면 다른 거물 맴버에 의한 것이었든, 묘한 긴장감이 있었는데 Owens의 날카로운 보컬음색이 그 긴장감을 확보해주는데 일조를 한 듯 하다. 그리고 작 편곡상에서도 변화가 있다. 여유가 있다. 음반 가득 기타에 의한 음표로 가득 채워버리던 연주에서 한걸음 물러서 음악도 들리고 기타도 더 잘 들리도록 하고있다. 나이 마흔 다섯에 득도를 한 것일까...-.-;; 더이상 발전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 Yngwie Malmsteen의 기타가, 속도 조절이 가능해지면서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풀 악셀만 밟을 줄 알던 어느 레이싱 만화의 주인공이 악셀레이터를 여러 단계로 나누어 밟는 방법을 배우면서 실력이 업그레이드되었던 장면이 떠오른다.
그런데, 은근히 기대했던 Derek Sherinian의 키보드소리는 어디서 치고있는 것인지 잘 들리지도 않는다. ;;

http://www.youtube.com/watch?v=Zz_bMBFLths&feature=player_embedded
Red Devil
덧글
여름 2009/02/17 12:44 # 답글
많은 분들이 이번 잉위음반에 대한 좋은 의견을 내놓으셔도,
제겐 이건 뭐 호모섹슈얼 포즈로 잉위님께서 입술 쭉 내민 모습이 '일루와 (사지마)~ 뽀뽀해줘 (사지마)~'를 복화술로 속삭이는 것 같아서리..
음반구입은 일단 멜론다운로드로 들어보고... 결정해야겠습니다.
bonjo 2009/02/17 13:46 #
저도 잉위 앨범 자켓들은 다들 쫌...-.-;;
자켓만큼은 잉위 얼굴 안들어간 [War to end all Wars]를 가장 좋아한답니다. ㅋㅋ
Perpetual Flame은 상당히 괜찮습니다. 들어보시면 마음에 드실겁니다. ^^
다이고로 2009/02/17 13:34 # 삭제 답글
저는 최근 발매된 잉위의 자켓중 가장 마음에 들더군요.
(잊고 싶은 기억의 자켓은 'Attack'이 되겠습니다..ㅎㅎ)
특히 불타는 손가락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ㅋㅋ
bonjo 2009/02/17 13:48 #
볼때마타 뭔가 기울어져있는 불안한 느낌이...-.-;;
모르긴 몰라도 잉위가 디자이너에게 "내 얼굴이 중앙에 콱 박혀야 한다구!!!" 라고 우겼을 듯 합니다.
focus 2009/02/17 18:53 # 답글
Tim 'Ripper' Owens 는 저도 별로지만 아무래도 육성으로 노래하는 점에서
Alcatrazz 시절이 나름 연상되기도 하고요, 수차례 리스닝 결과로는
역시 Caprici Di Diablo-Lament-Magic City 로 연결되는 세곡이
이 음반의 백미인거 같습니다...^^
bonjo 2009/02/17 22:49 #
Owens도 재발견하고, Yngwie도 부활(?)하고 기분 좋은 앨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