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Type Of Thinking (Could Do Us In) - Chevelle / 2004 ▪ CDs

인터넷을 뒤적거리다가 어느 일본 프로레슬러의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파워레인저 스타일의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한 테크닉 위주의 경량급 선수인데, 공중기가 매우 뛰어난 선수였다. 프로 레슬링이라는 것이 워낙에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하지만 짜고 친다고 홧투장이 손바닥에 저절로 붙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아무튼 놀라운 레슬러였다. 

중요한 것은 그 레슬러의 이름이 Yoshitsune라는 것이 아니라, 영상에 깔린 음악이었다. 기가막히게 좋다. Muse 비스무레하게 들렸지만 음색이 좀 다르다. 큰일이다. 이쪽 방면으로는 아는 바가 전혀 없는데 이 음악을 어찌 찾을꼬. 예전처럼 단골 레코드점이라도 있으면 주인아저씨 앞에서 노래라도 불러볼텐데. 아쉬운 마음에 레슬링 영상을 반복해서 보며 Youtube의 댓글들을 읽다보니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인간이 또 있다. 댓글을 통한 간결한 문답.

"음악 제목이 뭐야"
"Chevelle의 Emotional Drought"

보통 음악 자체로 만난 것이 아닌 경우 음반을 구해 들었을 때 그 감동을 고스란히 전달받기가 매우 어렵다. 영화에 깔렸던 음악이라든지 CF의 배경음악같은 경우 영상과의 시너지효과에 의해 음악의 감동이 여러배로 뻥튀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Chevelle의 음반을 구입하면서도 그런 걱정은 있었다. 게다가 잘 듣지 않는 장르의 음악인지라 그 거리낌은 더 컸다. 기우였다. Chevelle, 대단하다. Yoshitsune의 화려한 레슬링이 없이도 그 감동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놀라운 테크닉이나 복잡한 구성은 없지만 감동을 주는 도구 자체가 다르다. 목이 터져라 줄이 끊어져라 피가 터져라 내지르고 후려친다. 팽팽하게 당겨진 고무줄의 한쪽 끝을 붙잡고 있는 느낌. 여전히 폭넓게 즐기지 못하는 장르의 밴드이지만 Chevelle만큼은 의외의 루트를 통했기에 더욱 유쾌한 만남이었다.

바로 이러한 감동의 가능성들 때문에 함부로 특정 장르에 대해 단정짓지를 못한다.





Emotional Drou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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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ooks n' music : 지난주에 뭘 들었나 100209 2010-02-09 11:49:39 #

    ... 다만 제가 주로 듣는 음악과는 거리가 좀 있는지라 뭐라 끄적일 거리가 나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듯 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처음 접했던 앨범인 [This Type Of Thinking]에 받았던 좋은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있습니다. Orianthi는 말할 필요도 없고요. (다른음악 좀 들으려고 자제 많이 했습니다;;) ... more

덧글

  • 여름 2009/01/31 20:37 # 답글

    처음 듣는 밴드입니다.
    레슬링음악에서라도 이런 음악을 찾아 틀어주는 메니저가 대단하고,
    세계의 음악하는 사람(밴드)이 '쇼'면 '쇼', 음반이면 음반으로 승부를 걸고 성공할 기회를 주는 일본이 부럽습니다.
  • bonjo 2009/02/01 00:46 #

    국내에도 앨범들이 다 수입이 되긴 했는데 별로 인기는 얻지 못한 밴드인 것 같습니다.
    위키의 소개에는 "가장 성공한 Alternative Metal 밴드 중 하나"라고까지 서술되어있는 것을 볼 때 미국쪽에서 지명도는 상당한 듯 합니다. 앨범들이 모두 빌보드 앨범챠트 10위 안팎까지 올라갔더라구요.
    첫인상은 뮤즈라고 생각했는데 들을수록 '복잡한 것 뺀 Tool'이라는 느낌도 들고 실제로 데뷔 이후로 Tool과 비교를 많이 당했다고도 하네요...-.-;;
  • 荊軻 2009/02/01 17:30 # 삭제 답글

    루차도르의 정석이네요. 멕시칸 루차보다 훨씬 빠른 듯~
  • bonjo 2009/02/01 19:46 #

    루차도르? 다리로 목걸고 도는 기술 이름이 그거야?
  • bonjo 2009/02/01 19:49 #

    아, 저런 스타일 자체를 말하는거구나. 네이버는 역시 친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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