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Ultimate Sin - Ozzy Osbourne / 1986 ▪ CDs


Ozzy의 음악을 처음 접한 것은 기타를 배우던 시절 교재에 실려있던 Mr.Crowley를 통해서였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경로로 Crazy Train. (2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기타 학원에서는 Crazy Train을 가르칩니다. 교회의 중학생 꼬마녀석이 기타학원을 다니는데 Crazy Train을 연습하더군요.) 그리고 장소가 잘 기억이 안나는데(어디 대학교 캠퍼스 근처였습니다) 친구를 따라 어느 허름한 소극장 같은 곳에서 공연을 하는 아마추어 밴드를 통해 'Bark At The Moon'을 접했습니다. 프로를 지향하는 듯한 긴 뽀글뽀글 파마머리를 한 기타리스트가 오리지날의 느낌을 잘 살려 연주해주어 상당한 전율을 느꼈지요. 나중에야 원곡을 듣고 '완벽 카피'였음을 알았습니다. 원곡을 모르는 상태로 처음으로 듣고 한방에 감동하게 만드는 Jake E Lee의 리프 창작력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저런 만남들을 통해서도 Ozzy를 주워섬기지 못한 이유는 오로지 하나, Ozzy Osbourne이라는 인물에 대한 비호감이었습니다. 목소리도 다른 락 보컬과 거리가 있고 외모도 뭔가 거부감부터 느껴지지 않습니까? 그렇게 전혀 모르는 것도 아니고 찾아 듣는 것도 아닌 Ozzy Osbourne과의 평행선을 그리며 지내던 날, 나만큼이나 락 음악 좋아하는 친구를 따라 대학로에 있는 MTV라는 곳에 갔는데, 그곳에서 'The Ultimate Ozzy'라이브 비디오를 보게되었습니다. [The Ultimate Sin] 투어의 영상물로, 그날 틀어준 부분은 'Killer Of Giants'과 'Secret Loser'. Ozzy는 사진으로 그 기괴한 외모를 여러번 봤지만 Jake E Lee의 모습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네요. 아마 잡지를 통해 사진을 보기는 했으리라 생각됩니다만, 기억에 남아있지는 않았나봅니다. 쇼킹했습니다. Guitar 연주라는 것이 저토록 거칠고 다이나믹할 수도 있는 것이었구나. 이전에도 Michaek Schenker, Yngwie Malmsteen 등 잘친다는 기타리스트들의 영상을 복사 비디오들을 통해 보기는 했지만 Jake의 연주는 그것들과는 또 뭔가가 달랐습니다. 아무튼 그 비디오 한 편으로 나는 Jake E Lee의 팬이 되어버렸고, 빽판으로 Ozzy Osbourne의 첫 구입을 끊었습니다.

이후에 [Bark At The Moon]을 비롯한 이전 음반들과 Jake E Lee가 탈퇴한 이후의 음반들도 꾸준히 사 모으고 있지만, 강한 첫인상으로 자리잡힌 Jake E Lee의 연주가 Ozzy Osbourne의 이미지의 근간을 이루고 있지요. Randy 시절의 곡들조차 Jake가 라이브에서 연주한 버전을 오리지날로 기억을 하고 있는정도로 말이죠.

[Bark At The Moon]에서 뭔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한 음색도 [Ultimate Sin]에서는 차분하게 자리를 잡고있고 주눅들은 듯하게 들렸던 연주도 자유분방하면서도 안정감있게 펼쳐집니다. 음색, 연주 모두 적당히 거칠고 적당히 차분하며 트리키한 플레이도 귀에 잘 들어오게 정돈되어있습니다.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이지만, Jake E Lee가 성질 좀 죽이고 Ozzy와 호흡을 계속 맞추어 갔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종종 듭니다. 그러면 Badlands는 없었겠지만 말이죠.




Killer Of Giants


덧글

  • CelloFan 2009/01/14 09:12 # 답글

    엇 오지할아범의 예전 모습을 오랫만에 보는군요. 저도 찾아보면 오지할아범 앨범은 몇장 있을 것도 같은데... 아마도 너무 오랫동안 듣지 않아서... CD케이스를 열면 돌연변이 괴물이 나올지도 -_-;
  • bonjo 2009/01/14 10:11 #

    열지 마. 위험해;;
  • 다이고로 2009/01/14 09:28 # 삭제 답글


    시디 케이스를 교체하신건가요? 하얀색이네요;; ㅎㅎㅎ
    지금봐도 자켓 일러스트는 정말 멋집니다!!! ㅎㅎ
    처음봤을때 도대체 어떤 음악이길래 자켓이 이런걸까?
    호기심 왕성했던 추억이 있었네요..ㅎㅎ

    그나....째키리 횽은 요즘 어디서 뭐하시는걸까요....

  • bonjo 2009/01/14 10:11 #

    기억이 확실치는 않은데 CD 케이스는 샀을 때 그대로일겁니다. CD 초창기에 수입 CD 중에 흰색으로 된 것이 종종 있었죠. 의도는 그게 아니었을텐데 왠지 싼티나는...-.-;;

    Jake 횽아는 [Retrace] 발매하고는 다시 잠수모드네요...
    얼마전 아마존에 새 음반이 떴길래 무척 반가왔는데 예전 음원들 모은 편집앨범이더군요.
  • 여름 2009/01/14 14:14 # 답글

    대학로Mtv는 성지였나 봅니다.
    전 오지의 랜디로즈트리뷰트에서부터 음악을 접했기에, 랜디에 대한 극찬 제이크E리에 대한 불운으로 시작을 한셈이죠. 저의 경우 Ulitimate Sin앨범 비디오는 군휴가시 보았는데 오지의 어정쩡한 걸음걸이밖에 기억이 없네요. 강렬한 기타연주 포스는 한템포 늦게 음악을 접했으니 잭와일드에게서 Bonjo님이 말씀하신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낙원상가 기타샾에서 강렬히 들리던 Miracle Man의 인트로...
  • bonjo 2009/01/14 14:56 #

    Zakk Wylde의 매끄러우면서도 힘있는 기타에도 적지않이 놀라긴 했는데요, Jake의 자리를 꿰차고 들어왔다고 생각하니 영 정이 가질 않았지 뭡니까. ㅋㅋ 아마 랜디를 사랑했던 사람들이 Jake E Lee를 보는 시선이 제가 Zakk를 보는 시선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 젊은미소 2009/01/17 16:21 #

    우리의 전영혁씨가 랜디 로즈를 좀 지나치게 신격화했던 것도 당시 메탈 키드들에게 영향을 줬을 겁니다. ^^;; 물론 로즈 사후에 비슷한 기타리스트가 다시 나오지 않고 있는 걸 보면 말 그대로 불세출의 기타리스트였던 건 맞는 것 같지만 제이크 이 리가 상대적으로 정당한 평가를 지금도(!) 받지 못하고 있는 건 좀 아쉽지요.
  • bonjo 2009/01/18 19:02 #

    전영혁씨의 의견은 당시 청취자들에게는 거의 진리였죠. ^^
  • focus 2009/01/14 19:36 # 답글

    Jake E Lee 를 보면 역시나 간 사람은 간사람이고 있는 사람 잘해줘야된다는
    인생을 배우게 됩니다..

    아마도 추모음반 아니었으면 Badlands 없죠..^^
  • bonjo 2009/01/15 10:32 #

    Zakk와는 장기간 잘 지내는 것을 보면...
    Ozzy가 사람 다루는 법이 바뀐건지 Zakk가 순둥이인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 젊은미소 2009/01/17 16:17 # 답글

    저도 이 초판 CD를 구입했더랬는데요, 하얀색 플라스틱 맞을 겁니다. 전 오지 1집 라이선스로 처음 접했던 세대라 제이크 이 리 스타일에 적응하는데는 시간이 좀 걸렸더랬죠. 오지 1집하고 블랙 새버스의 해븐 앤 헬 앨범, 당시에 정말 많이 들었던 기억이 새롭네요. ^^

    사실 전 제이크 이 리는 처음에는 기타 톤이 좀 맘에 안 들어서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는데요.. 어느날 어느 아마추어 밴드가 이펙트 걸리지 않은 칼칼하고 깨끗한(?) 디스토션 톤으로 Bark at the Moon을 연주하는 걸 듣고 '와, 이 곡의 리프가 이렇게 멋있었나?'하고 새삼 느꼈던 추억이 생각납니다. 당시 빽판으로 리가 연주한 오지 라이브 앨범이 있었는데 거기 보면 바크 앳 더 문 후반부 솔로를 원래보다 두배 길게 연주한 버전이 있었죠? 그거 들을 때마다 정말 호쾌한 명연주라 생각했었죠...
  • bonjo 2009/01/18 19:00 #

    [Bark at the Moon]에서의 기타톤은 정말 좀 심하죠; Jake의 인터뷰를 보니까 Ozzy 가 Jake 본인이 원하는 아날로그 이팩터들을 못쓰게 하고 디지털 장비들을 갖다 안겨주고는 스튜디오에서는 톤 잡을 시간도 넉넉히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디서 장난질이야! 니 월급보다 스튜디오 대여료가 더 비싸!"뭐 이런 분위기...-.-;;
  • kidd 2009/02/05 10:19 # 삭제 답글

    제가 알기로는 Bark at the moon 역시 랜디로즈가 죽기전에 어느 정도 만들어 놨던 노래로 알고 있습니다. 제이크가 왔을때는 연주만 한걸로 알고, 오지가 계속 랜디 풍으로 연주하라 구박했다는... ultimate sin 앨범이 진정 제이크의 작품이죠. 근데 레코딩이 워낙 깨끗이 되서 그런지 더 디지털 느낌이 나던데요. secret loser 와 shot in the dark 2곡은 정말 killing track 이죠. 오지 팬중에는 이 앨범 별루 안좋아하는 이도 많더군요. 이후 블루스에 빠져서 만든 그룹(?)도 좋았죠. 1집하고 river 라는 곡이 생각나네요.
  • bonjo 2009/02/05 11:21 #

    Wiki에 나온 자료에 의하면, Ozzy는 판권 문제 때문에 모든 곡들을 자기 명의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실제로 맴버들이 탈퇴를 할 때면 공동작곡했던 맴버들로부터 판권을 사들이는 식으로 마무리를 지었던 것 같습니다. Jake E Lee도 탈퇴시에 판권을 거의 빼앗기다시피 했다는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그래서 어느 곡을 누가 썼는지 정확히 알기가 힘들죠. (인세 안주려고 녹음을 다시 할 정도니 뭐...-.-;;;)
    밥 데이즐리에 의하면 [Bark At The Moon] 앨범의 곡 대부분을 Ozzy, Bob, Jake가 함께 썼고 나중에(아마도 탈퇴시?) 판권을 팔았다고 합니다. 베스트앨범인 [The Ozzman Cometh]의 속지에는 'Bark At The Moon'에 Jake E Lee가 공동작곡으로 표기가 되어있다고 하네요.

    Wikipedia의 자료의 신빙성 문제가 남기는 합니다만, 일부러 작곡이나 판권 문제에 대해 상당히 자세히 설명을 해놓은 것을 보면 신뢰할만한 내용이 아닐까 합니다. ^^;; 랜디로즈 유작설은 아마도 랜디로즈에 대한 애정이 만들어낸 루머가 아닐까요..-.-;;

    http://en.wikipedia.org/wiki/Bark_At_The_Moon

    [The Ultimate Sin]이나 말씀하신 Badlands의 앨범들의 기타톤 자체로 일단 먹어주죠. 정말 매력있는 소리를 만들어내는 기타리스트입니다. (Bark At The Moon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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