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zzy의 음악을 처음 접한 것은 기타를 배우던 시절 교재에 실려있던 Mr.Crowley를 통해서였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경로로 Crazy Train. (2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기타 학원에서는 Crazy Train을 가르칩니다. 교회의 중학생 꼬마녀석이 기타학원을 다니는데 Crazy Train을 연습하더군요.) 그리고 장소가 잘 기억이 안나는데(어디 대학교 캠퍼스 근처였습니다) 친구를 따라 어느 허름한 소극장 같은 곳에서 공연을 하는 아마추어 밴드를 통해 'Bark At The Moon'을 접했습니다. 프로를 지향하는 듯한 긴 뽀글뽀글 파마머리를 한 기타리스트가 오리지날의 느낌을 잘 살려 연주해주어 상당한 전율을 느꼈지요. 나중에야 원곡을 듣고 '완벽 카피'였음을 알았습니다. 원곡을 모르는 상태로 처음으로 듣고 한방에 감동하게 만드는 Jake E Lee의 리프 창작력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저런 만남들을 통해서도 Ozzy를 주워섬기지 못한 이유는 오로지 하나, Ozzy Osbourne이라는 인물에 대한 비호감이었습니다. 목소리도 다른 락 보컬과 거리가 있고 외모도 뭔가 거부감부터 느껴지지 않습니까? 그렇게 전혀 모르는 것도 아니고 찾아 듣는 것도 아닌 Ozzy Osbourne과의 평행선을 그리며 지내던 날, 나만큼이나 락 음악 좋아하는 친구를 따라 대학로에 있는 MTV라는 곳에 갔는데, 그곳에서 'The Ultimate Ozzy'라이브 비디오를 보게되었습니다. [The Ultimate Sin] 투어의 영상물로, 그날 틀어준 부분은 'Killer Of Giants'과 'Secret Loser'. Ozzy는 사진으로 그 기괴한 외모를 여러번 봤지만 Jake E Lee의 모습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네요. 아마 잡지를 통해 사진을 보기는 했으리라 생각됩니다만, 기억에 남아있지는 않았나봅니다. 쇼킹했습니다. Guitar 연주라는 것이 저토록 거칠고 다이나믹할 수도 있는 것이었구나. 이전에도 Michaek Schenker, Yngwie Malmsteen 등 잘친다는 기타리스트들의 영상을 복사 비디오들을 통해 보기는 했지만 Jake의 연주는 그것들과는 또 뭔가가 달랐습니다. 아무튼 그 비디오 한 편으로 나는 Jake E Lee의 팬이 되어버렸고, 빽판으로 Ozzy Osbourne의 첫 구입을 끊었습니다.
이후에 [Bark At The Moon]을 비롯한 이전 음반들과 Jake E Lee가 탈퇴한 이후의 음반들도 꾸준히 사 모으고 있지만, 강한 첫인상으로 자리잡힌 Jake E Lee의 연주가 Ozzy Osbourne의 이미지의 근간을 이루고 있지요. Randy 시절의 곡들조차 Jake가 라이브에서 연주한 버전을 오리지날로 기억을 하고 있는정도로 말이죠.
[Bark At The Moon]에서 뭔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한 음색도 [Ultimate Sin]에서는 차분하게 자리를 잡고있고 주눅들은 듯하게 들렸던 연주도 자유분방하면서도 안정감있게 펼쳐집니다. 음색, 연주 모두 적당히 거칠고 적당히 차분하며 트리키한 플레이도 귀에 잘 들어오게 정돈되어있습니다.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이지만, Jake E Lee가 성질 좀 죽이고 Ozzy와 호흡을 계속 맞추어 갔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종종 듭니다. 그러면 Badlands는 없었겠지만 말이죠.
Killer Of Giants
덧글
CelloFan 2009/01/14 09:12 # 답글
bonjo 2009/01/14 10:11 #
다이고로 2009/01/14 09:28 # 삭제 답글
시디 케이스를 교체하신건가요? 하얀색이네요;; ㅎㅎㅎ
지금봐도 자켓 일러스트는 정말 멋집니다!!! ㅎㅎ
처음봤을때 도대체 어떤 음악이길래 자켓이 이런걸까?
호기심 왕성했던 추억이 있었네요..ㅎㅎ
그나....째키리 횽은 요즘 어디서 뭐하시는걸까요....
bonjo 2009/01/14 10:11 #
Jake 횽아는 [Retrace] 발매하고는 다시 잠수모드네요...
얼마전 아마존에 새 음반이 떴길래 무척 반가왔는데 예전 음원들 모은 편집앨범이더군요.
여름 2009/01/14 14:14 # 답글
전 오지의 랜디로즈트리뷰트에서부터 음악을 접했기에, 랜디에 대한 극찬 제이크E리에 대한 불운으로 시작을 한셈이죠. 저의 경우 Ulitimate Sin앨범 비디오는 군휴가시 보았는데 오지의 어정쩡한 걸음걸이밖에 기억이 없네요. 강렬한 기타연주 포스는 한템포 늦게 음악을 접했으니 잭와일드에게서 Bonjo님이 말씀하신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낙원상가 기타샾에서 강렬히 들리던 Miracle Man의 인트로...
bonjo 2009/01/14 14:56 #
젊은미소 2009/01/17 16:21 #
bonjo 2009/01/18 19:02 #
focus 2009/01/14 19:36 # 답글
인생을 배우게 됩니다..
아마도 추모음반 아니었으면 Badlands 없죠..^^
bonjo 2009/01/15 10:32 #
Ozzy가 사람 다루는 법이 바뀐건지 Zakk가 순둥이인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젊은미소 2009/01/17 16:17 # 답글
사실 전 제이크 이 리는 처음에는 기타 톤이 좀 맘에 안 들어서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는데요.. 어느날 어느 아마추어 밴드가 이펙트 걸리지 않은 칼칼하고 깨끗한(?) 디스토션 톤으로 Bark at the Moon을 연주하는 걸 듣고 '와, 이 곡의 리프가 이렇게 멋있었나?'하고 새삼 느꼈던 추억이 생각납니다. 당시 빽판으로 리가 연주한 오지 라이브 앨범이 있었는데 거기 보면 바크 앳 더 문 후반부 솔로를 원래보다 두배 길게 연주한 버전이 있었죠? 그거 들을 때마다 정말 호쾌한 명연주라 생각했었죠...
bonjo 2009/01/18 19:00 #
kidd 2009/02/05 10:19 # 삭제 답글
bonjo 2009/02/05 11:21 #
밥 데이즐리에 의하면 [Bark At The Moon] 앨범의 곡 대부분을 Ozzy, Bob, Jake가 함께 썼고 나중에(아마도 탈퇴시?) 판권을 팔았다고 합니다. 베스트앨범인 [The Ozzman Cometh]의 속지에는 'Bark At The Moon'에 Jake E Lee가 공동작곡으로 표기가 되어있다고 하네요.
Wikipedia의 자료의 신빙성 문제가 남기는 합니다만, 일부러 작곡이나 판권 문제에 대해 상당히 자세히 설명을 해놓은 것을 보면 신뢰할만한 내용이 아닐까 합니다. ^^;; 랜디로즈 유작설은 아마도 랜디로즈에 대한 애정이 만들어낸 루머가 아닐까요..-.-;;
http://en.wikipedia.org/wiki/Bark_At_The_Moon
[The Ultimate Sin]이나 말씀하신 Badlands의 앨범들의 기타톤 자체로 일단 먹어주죠. 정말 매력있는 소리를 만들어내는 기타리스트입니다. (Bark At The Moon 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