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ger - Winger / 1988 ▪ CDs


1980년대 말, 1990년대 초에는 유난히도 좋은 앨범들이 많이 나왔다. 그당시는 그야말로 북미 중심의 Heavy Metal의 황금기였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초가 꺼지기 직전 가장 밝게 타오른다는 그런 시기였는지도 모르겠다. 이 시기에는 기존의 밴드들이 황금기를 구가했을 뿐 아니라 80년대를 관통한 선배들이 닦아놓은 상업적, 음악적 토양 위에 뛰어난 재능을 갖춘 신인들이 등장하고, 다양한 장르의 분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 신인들 중에서도 음악성과 상업성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가장 두각을 나타낸 그룹을 꼽자면 바로 Winger가 아니었을까. 이들은 출중한 실력에 빼어난 외모까지 갖춘 슈퍼 루키였고 당시 레코드사에서도 상당히 공을 들여 팬들 앞에 선을 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Winger를 신인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긴 했다. Kip Winger, Reb Beach, Paul Taylor 모두 Alice Cooper를 서포트하는 잘나가는 세션맨들이었고 드러머 Rod Morgenstein은 Steve Morse와 Dixie Dregs 등에서 음악 작업을 해온 베테랑급 연주자였다. 이 신인 아닌 신인들이 내놓은 앨범은 그야말로 속이 꽉 찬 알짜배기 음반이었다.

음악적으로 보자면 쉬운 멜로디가 먼저 귀에 들어오지만 알맹이를 까보면 상당히 치밀한 편곡과 탁월한 연주력이 속을 채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전에 심심풀이로 하던 작업이 밴드 스코어를 구해서 Cakewalk 프로그램에 입력해 기타 연습용 미디 파일을 만드는 것이었는데 이 작업을 하다보면 밴드들간의 음악적 수준을 귀로 듣는 것 보다 더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Winger를 처음 접했을 때에는 일단 쉬운 멜로디와 다른 LA Metal 밴드들과 구분점이 없는 외모, 마케팅 덕에 그냥 그런 밴드들 중 하나라고 생각을 했으나 악보를 입력하며 오오 이건 다르구나! 하고 생각을 달리 했던 기억이 난다.

이 앨범의 자켓에 보면 'Sahara'라고 표기되어있는 것이 눈에 띄는데, 이것에 대해서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원래 밴드명으로 정해져있던 것이 Sahara 였으나 이미 동일한 밴드명을 가진 팀이 있어서 포기했다는 설, 두번째는 앨범 타이틀을 Sahara로 정했으나 제작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잘못되어 앨범 타이틀이 무시되고 밴드명과 동명 타이틀로 발매가 되었다는 것이다.





Headed For A Heartbreak






덧글

  • focus 2008/12/20 17:00 # 답글

    "초가 꺼지기 직전 가장 밝게 타오른다는" 그 시절부터 슬슬 음악을 접하지 못한 터라
    Winger 의 진가는 아직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Kip Winger 솔로작과 Winger 앨범을 구했으니 슬슬 Winger 에 빠져볼 태세완료..^^

  • bonjo 2008/12/20 20:09 #

    음악성 상업성 둘 다 포기 안하고 이런 작업이 가능하구나 싶은 절묘한 밴드라고 생각합니다. ^^
  • 여름 2008/12/20 18:21 # 답글

    당시 해드셑을 낀채 공연을 펼치던 킵윙어가 꽤 섹시했었죠.
    아마 사하라였다면 인기팝메틀밴드라는 인식을 깨는데 일조했을 텐데요.
    프론트맨의 이름을 내건dokken, bon jovi의 아류같단 생각이 첫느낌이었죠.
    퍼플헤이즈를 자파의 아드님과 협연한 것은 이들이 다른 밴드라는 적절한 의사표명?^^
  • bonjo 2008/12/20 20:16 #

    헤드셋 끼우고 공연한 것이면 2집 이후 동경 라이브 비디오인가봅니다.
    쫙 붙는 타이즈가 좀 민망하기도...^^;;

    사실 프론트맨 이름을 붙인다는 것이 좀 노골적이고 거시기 하죠?
    Kip Winger 본인은 자기 이름으로 밴드명을 짓는 것을 강력 거부했는데 후견인 역을 해준 앨리스 쿠퍼 옹이 Winger를 강력 추천했다더군요.

    저도 퍼플 헤이즈가 프랭크 자파 아들과의 협연이라고 해서 상당히 호기심이 발동했었는데 막상 들어보니 의외로 평이해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드위질 자파는 오히려 아버지 이름에 눌려 지내는 듯 합니다. 차범근과 차두리의 관계라고나 할까...-.-;;;
  • CelloFan 2008/12/22 14:41 # 답글

    와 윙어. 완전 오랫만이로군요. 이 그룹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표지만 보고 샀던 -_-; 앨범이었죠. 뮤비 오랫만에 보니까... 완전 느끼한 얼굴이었군요.

    형 근데 요새 바쁘삼? 포스팅이 뜸함다. 글구 제 블로그에 링크된 거 보면 형 블로그 이름이 'book & music' 이렇게 찍혀요. ㅋㅋ
  • bonjo 2008/12/22 16:50 #

    요즘 글이 안써져...;

    그러게 책과 앰프와 음악이라;;
    앰프 관련 포스팅도 올려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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