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슷한 것은 가짜다]에 탄력받아 예전에 읽었던 다산 정약용의 어록인 [다산어록 청상]을 다시 잡았다. 이 책은 편집 자체가 간결함을 지향하고 있어서 다산의 원문을 풀이만 할 뿐 그 글의 배경이라든지 이해를 돕기 위한 부연설명 등은 철저히 배제되어있다. 한 꼭지의 글이 두 페이지를 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독서중에 잠시 다른 생각을 섞어 책장을 넘겨버리면 그 부분은 전혀 기억에 남아있지를 않는다.
반대로 간결한 만큼 단단하다. 단단한 만큼 독자에게 오래 씹어 삼킬 수 있는 여지를 넘겨 준 부분이 있다. 두 번째 읽으니 두 권의 책을 읽은 듯 하다. 예전에 다독만이 능사가 아니고 한 두 권의 좋은 책을 정독하고 깊이 공부해도 온 세상 이치를 깨달을 수 있다는 맥락의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러한 경우인 듯 하다.
경세警世, 수신修身, 처사處事, 치학治學, 독서讀書, 문예文藝, 학문學問, 거가居家, 치산治産, 경제經濟의 열 가지 주제로 방대한 다산의 저작들 가운데 주요 구절들을 발췌하여 번역하고 풀이하고 있다. 잘 갈무리된 사상은 시대를 뛰어넘고 사건들의 세세한 부분들 까지 두루 꿰뚫는다. 그게 고전을 읽어 지금의 나를 비춰보는 이유가 될 것이다.
덧글
CelloFan 2008/11/19 13:26 # 답글
bonjo 2008/11/19 13:49 #
언제 논어 강설이나 한번 읽어볼까 하고있는데 양이 만만치가 않네 허허.;;
CelloFan 2008/11/19 14:27 #
荊軻 2008/11/20 18:25 # 삭제 답글
bonjo 2008/11/20 19:50 #
여름 2008/11/21 13:32 # 답글
성격이 차분한 편이신 것 같습니다. 책상배치와 책의 모습이 연출된 것 같지 않네요.
반면 저는 어른애입니다. -과게 제CD및책장사진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고전'이 중요하다고 와이프가 강변하던데 저도 머뭇거리며 눈치보고 있습니다.
bonjo 2008/11/21 14:33 #
책을 찍는 저 부분은 마우스가 돌아다녀야 하는 위치라 잡동사니들이 비켜있는 곳일 뿐이죠.
제 방을 풀샷으로 보신다면... 아마 깊은 동질감을 느끼시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여름님 방 사진 보고 동류 의식을 느꼈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