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적으로는 Journey를 처음으로 접하게 된 앨범이고, 밴드에게 있어서는 밴드 이력의 정점을 찍은 앨범이라 하겠다. 만나니 이별이라고 이 앨범 이후로 밴드는 흔들거리기 시작하고 프론트맨 Steve Perry의 탈퇴로 밴드는 거의 와해 상태로 접어든다.
상업적인 면에서는 이전작인 [Escape] 쪽이 더 좋은 성과를 보였지만 음악적 안정감은 [Frontiers] 쪽이 낫다. 높이 치솟던 공이 정점에서 딱 멈춘 듯 한 느낌이랄까. 이보다 더 훌륭할 수 없다는 느낌이다.
사실 이 앨범의 가치를 안 것은 발매 당시가 아니라 몇 년 전 CD로 재구입하여 듣기 시작한 이후이다. 발매 당시엔 나이도 너무 어렸고 밴드 음악과 악기들에 대한 이해가 많이 떨어졌던지라 그저 곡의 멜로디를 이끄는 몇 몇 음들과 보컬의 멜로디만을 즐길 뿐이었다. 이후 락음악에 심취하면서 Journey는 상업적으로 성공한 '팝밴드'정도로 기억 속에 정리해버렸고 어린 시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그 강렬한 키보드 인트로의 'Seperate Ways'정도만 아주 가끔씩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자주 하는 대사이지만, 정말로 아는 만큼 들린다. 기타를 배우고 왠만한 악기들의 연주를 이해할 수 있는 귀를 갖게 된 이후 다시 만난 Journey는, 아니 그 당시 들었던 밴드들의 음악은 기억속의 그런 시시한 음악들이 아니다. 헤비메탈 음악만큼 강렬하고 공격적이지는 않지만 기분좋게 단단하게 조여진 음색들과 여유롭기 때문에 더 돋보이는 연주들이 참 아름답다. 특히 Steve Perry의 보컬은 가느다란 미성에서 적당히 굵직하고 박력있는 음색으로 자리를 잡은 후라 앨범을 전체적으로 한결 터프하게 만들어준다. 싱글 커트되어 차트를 오르내리던 곡들 뿐 아니라 한 곡 한 곡이 그냥 끼워넣기 식의 곡이 없이 훌륭하다.
처음 팝 음악을 접하던 때 듣던 음악들을 다시 들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들이 참 많다. 스튜디오의 녹음-편집이나 아티스트들의 연주나 기술적인 면에서 지금의 것이 옛 것들 보다 앞서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음악이라는 것이 기술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시대가 지나면서 기술적인 부분의 파이가 커지면서 그만큼 다른 부분들을 잃어가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겨우 인생 절반정도 산 젊은 놈이 이런 생각이 든다면, 더 많은 음악을 더 오래 들어온 사람들의 생각과 이해는 어떻겠는가.
유튜브 뮤비는 임베딩 불가로군요. 링크 겁니다.
http://kr.youtube.com/watch?v=sxxOyGK1pMk
덧글
미小년락커 2008/11/13 20:23 # 답글
FAITHFULLY가 오랜만에 땡기는군요.
bonjo 2008/11/14 11:17 #
이 글 올리느라 유튜브에 가보니까 팬들이 패러디 해서 올려놓은 것도 무지하게 많더라구요.
여름 2008/11/13 21:48 # 답글
전 지금 김현식의 목소리에 홀려 있습니다.
왜 과거에는 그의 분위기와 느낌을 몰랐을까... 나이든 느낌이 듭니다. 가사까지도 와닿구요.
지금의 와이프에게 사랑고백 떠나던 날 이어폰에서 들리던 journey는 특별한 Band입니다.
journey의 Frontier는 Escape의 대성공이 아니었더라면 좋은 앨범으로 더 높은 점수를 받지 않았을까 싶네요.
bonjo 2008/11/14 11:20 #
프로포즈 BGM이었다니 정말 특별한 밴드로군요! ^^
focus 2008/11/14 15:53 # 답글
전 개인적으로 1집을 가장 좋아하고요..ㅎ
아들이 이수근 닮았다고 한후부터 자꾸 연상이 됩니다..^^
bonjo 2008/11/14 19:41 #
초기작은 80년대 앨범들과는 좀 많이 다르다는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이수근이라, 이수근이면 1박 2일에 나오는 개그맨 말인가요?
그러고 보니 닮았다면 닮았네요. ㅋㅋ
젊은미소 2008/11/15 05:35 # 답글
bonjo 2008/11/15 11:52 #
荊軻 2008/11/16 21:44 # 삭제 답글
bonjo 2008/11/16 22:27 #
트론은 저질 비디오 테잎으로 정말 외울 정도로 봤는데,
그 영화를 봤을 땐 져니의 존재를 몰랐었드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