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 Asia / 1982 ▪ CDs

1982년 팝계 최고의 이슈는 단연 Asia의 소식이었다. "그들이 돌아온다" 혹은 "Beatles의 재래인가", "최고의 음악성으로 무장한 4인조 밴드" 식의 최상급의 칭송과, 음악은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지만 이름만으로도 뭔가 있어보이는 King Crimson, Roxy Music, UK, Yes, ELP등의 밴드명이 Asia라는 밴드의 탄생을 수식했다.

당시 기타가 뭔지 드럼이 뭔지도 모르고 음악들 듣고 있던 때라, 밴드라는 것이 어떻게 구성이 되는지도 몰랐던 나로서는 뭔지는 몰라도 뭔가 어마어마한 것이 오고있구나 싶었다. 그리고 공개된 앨범 자켓은 밴드명에 딱 걸맞는 동양식 용의 모양. 음악은 의외로 너무나 쉬운 팝이었다. 그래도 멜로디들이 참 좋아서 LP도 사고 열심히 들었다. 그뿐이었다. (내 기억으로는 이 앨범이 내가 세번째로 구입한 음반이다. 첫번째는 Michael Jackson의 [Thriller], 두번째는 Journey의 [Frontiers].)
음악을 좀 더 깊게 들을 줄 알게 된 후에는 다시 꺼내 들어볼 만한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Asia의 음악은 기억속 그대로 "프로그레시브 락의 거장들이 만든 듣기좋은 팝" 정도였다. 그러다가 CD로 다시 구입하게 되고 좀 더 나이먹은 귀로 다시 듣게되었다. 이건 그냥 듣기 좋은 팝이 아니었구나.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들린다. 는 진리를 새삼 깨달았다.

아름다운 멜로디, 치밀한 편곡, 정밀한 연주, 무표정 뒤에 넘실거리는 감정라인들. 무엇 하나 흠잡을 곳 없이 짜임새있는 훌륭한 음반이다. 특히 약간 상기된 듯한 John Wetton의 음성은 너무나 매력적이지 않은가. 이 앨범은 (어린 나는 전혀 몰랐지만) 1980년대 팝계를 뒤흔들 만한 음반이라 평할 만했다. 이후 이 앨범의 영향인지 Trevor Rabin 버젼의 Yes, Cozy Powell 버전 ELP, Steve Hackett의 GTR 등이 팝 성향이 강한 쉬운 프로그레시브 음악들을 들고 나와 음악계를 더욱 풍성히 만들었다. 
물론 이 앨범에 담긴 음악의 가치는 1980년대에만 의미가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20년이 훌쩍 넘어버린 세월을 넘어 이 좋은 음악은 오히려 요즘 음악들이 담지 못하고 있는 그때의 것들을 풍성히 머금고 있으며 여전히 사랑 받을 만하다.

싱글 히트곡인 'Heat Of The Moment', 'Only Time Will Tell' 외에도 장중한 편곡의 앤딩을 들려주는 'Cutting It Fine' 과 같이 우리 그냥 단순한 팝 밴드가 아니라구. 하며 노골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곡도 있다.




http://www.youtube.com/watch?v=s_n0Kffq6sE&feature=player_embedded
Heat Of The Moment




핑백

  • book & music : Alpha - Asia / 1983 2009-06-10 00:09:58 #

    ... 전작 [Asia]의 강렬하고 명료했던 음악에 비해, Asia가 두번째로 들고 온 앨범 [Alpha]는 서정성이 강조되고 Geoff Dowes의 키보드 비중이 더욱 커져 말랑말랑함이 두드러진 ... more

덧글

  • 음반수집가 2008/10/22 01:19 # 답글

    최근에 심하게 궁금한 음반들이 몇 장 생겼는데요. 아시아의 데뷔반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목이 많이 말랐는데 갈증 풀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 bonjo 2008/10/22 09:26 #

    감사하다니 감사합니다. ^^;;;
  • 다이고로 2008/10/22 09:15 # 삭제 답글


    저희 회사 상사님도 아시아를 좋아하는데요;;
    벨소리로 'Don't Cry' 로 하셨을정도입니다...
    그래서 하루에도 몇십번씩 저 곡을 듣습니다...하아~


  • bonjo 2008/10/22 09:24 #

    별로 안좋게 만나셨구만요...-.-;;
  • focus 2008/10/22 10:13 # 답글

    수만번을 들어도 질리지 않는 노래가 있다면 이들의 음악이라고 단정하고 싶을정도로
    좋아하는 음반입니다..

    사실 1장내고 해체했다면 더 인정받고 있을지도...ㅎㅎ
  • bonjo 2008/10/22 12:15 #

    2집까지는 오리지날 멤버로 밴드 아이덴티티가 지켜졌지요.
    포커스님 말대로 제프리 다운즈가 밴드를 질질 끌고가는 바람에 밴드 가치가 좀 떨어져버린 것 같습니다.
  • CelloFan 2008/10/22 11:22 # 답글

    캬... 추억의 명곡이로군요. 저 시절 MTV 영상은 지금 보면 무척이나 촌스러운데, 그땐 정말 대단했지요. 아시아 그땐 귀에 착착 감겨서 무척 좋아했었는데... 지금보니 보컬 마이크로 Shure SM58 을 썼군요. 저가 드럼 킥용으로 많이들 쓰는건대 ㅋㅋ. 하긴 보컬용으로도 손색이 없긴 하죠.
  • bonjo 2008/10/22 12:30 #

    '추억'자 붙이기엔 좀 아까운 명반이지.

    SM58은 동그란거 아니냐 57이랑 헷갈린듯;
    58, 57은 요즘도 가격대비 성능은 최고 아니냐. 참 명도 길어.ㅋㅋ
  • CelloFan 2008/10/22 13:09 #

    맞네요. 57. ㅋㅋㅋ Shure 는 정말로 대단한 회사죠. 솔직히 10만원도 안되는 마이크중에 저 정도 성능을 내는 녀석들이 있던가 싶네요. 앞으로도 꾸준히 사랑받을듯.
  • 여름 2008/10/22 13:44 # 답글

    GTR을 듣고 싶다...생각했었는데 우연찮게 Asia네요.
    john wetton의 솔로라이브앨범 'chasing the dragon'을 들었는데, 첫곡으로 연주된 accoustic&Slow version의 'heat of the moment'는 별로였습니다.
    시원한 기타백킹으로 '쫘쫘쫘쫘 쫘짠~'해야 제맛이었습니다.
    'heat of the moment'-가장 시원하고 가슴에 남는 앨범 오프닝트랙이라고 생각합니다.
    원판이 있을꺼라는 자랑질도...
  • bonjo 2008/10/22 14:25 #

    수십년이 지나도 명곡은 장르 불문하고 남는 것 같습니다.
    80살쯤 먹고서 Heat Of The Moment 인트로를 들어도 똑같이 소름끼칠 것 같아요. ^^

    원판까지 갖고 계시는군요.
    저는 처음에 샀던 LP들을 오래 보존해야 한답시고 모서리마다 스카치테이프를 붙여놔서 끈적끈적 변색되고 오히려 너덜거립니다..-.-;
  • 파블로 2008/10/22 14:04 # 삭제 답글

    어이쿠, 전 어려서 판을 산다는 개념도 없었지 싶습니다...
    딱 그 타이밍에 형이 저한테 녹음해준 2개의 테이프에 말씀하신 엘피들이 다 있었네요...ㅎㅎㅎ
    아시아, 토토, 칸자스, 저니...참 꿈많이꾸게 해준 멋진 곡들이었습니다...
    이 시절의 매력은 머니머니해도, 금발미녀의 뮤비출연과 산처럼 쌓는 키보드의 위용이죠...
  • bonjo 2008/10/22 14:26 #

    산처럼 쌓인 키보드라고 하시니 Geoff Downes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키보드 연주하던 Asia공연 비디오가 생각나는군요 ^^;
  • 젊은미소 2008/10/23 13:19 # 답글

    명반이죠, 명반. ㅠ_ㅠ)b

    이 앨범은 역시 LP로 만져야 맛인데 말이죠...
  • bonjo 2008/10/23 15:36 #

    그쵸? 말이 필요없는 명반.

    Asia, Alpha, Astra 석장은 벽에 못박아서 한동안 걸어놓곤 했습니다.
    여러모로 참 아름다운 앨범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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