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heros - Racer X / 2000 ▪ CDs

재결성한 Racer X의 앨범을 들으면 '욕구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구만'하는 생각이 든다. Mr.Big이라는 틀 안에서 그나마 초기에는 기타를 마구 내지르기도 했지만 밴드가 연주를 살살 하는 쪽으로 자리잡아 가면서 경련하듯 기타줄 위를 훑어대던 Paul Gilbert의 양 손이 어찌 견디고 있었을까 싶기도 했다. 특히나 이 앨범에 실린 'Mad At The World'같은 곡을 보면 Mr.Big 시절의 'My Kinda Woman'을 리메이크한 것인데, 마치 '이친구들아 난 이 곡을 이렇게 하자고 한거였다구' 하고 말하는 듯 하다.

이 앨범에 담긴 Racer X의 음악은, 자켓에 담긴 맴버들의 우스꽝스러운 분장 만큼이나 경쾌하고 유쾌하다. 리듬은 빠르고 리프들은 헤비하고 솔로파트는 어느때보다 과격하지만, 곡 전체는 너무나 밝고 유쾌하다. 물론 밝다고 해서 Helloween 류의 해맑음은 아니지만,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하는데도 풋 하고 웃음이 나와버리게 하는 그런 분위기라고 할까. 그건 아마도 팀의 헤드인 Paul Gilbert의 밝은 천성에서 기인하는 것이리라.

21세기에 이런 쌍팔년도 음악을 다시 들을 수 있다는건 아주 큰 축복이다.



Superhero




덧글

  • 파블로 2008/10/11 13:37 # 삭제 답글

    반대로 생각하면, 여유있게 쳐주니 너희들이 듣기 편한 음악이 되었다...라고도 할수 있겠죠...
    천호동엔가 어쿠스틱 프로모션할때 가서 봤는데, 빌리랑 폴의 연주를 보고 그렇게 느꼈습니다.
    대가들이 편안한 연주를 들려주려고 하니깐, 그또한 끝없는 편안함이었습니다...
  • bonjo 2008/10/11 13:53 #

    그렇죠, 그렇게 연주를 줄였기(?) 때문에 그렇게 폭넓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겠지요. 동감합니다.

    좋은 공연 보셨군요! 부럽습니다...ㅠ.ㅠ
  • focus 2008/10/11 14:42 # 답글

    Racer X 를 서서히 듣고 있는데 폴이라는 선수 Mr.Big 에서의 연주와 너무 틀려
    항상 저에게 (?) 표가 붙는 기타리스트 입니다....ㅎ



  • bonjo 2008/10/11 18:00 #

    아마도 이쪽이 자기 하고싶은 음악이고 Mr.Big은 잘 기획된 상품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 여름 2008/10/11 19:50 # 답글

    표지가 잠실야구장에서 맥주파는 사람같네요.
    비니무어, 체스테인, 캐코포니, 임펠리테리 등 많은 기타버투소중에 폴이 인정받는(유명하다는 뜻?) 것은 밴드음악을 제대로 해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일본사람들한테 잘해줘야 하구요.
  • bonjo 2008/10/11 20:26 #

    잠실 야구장에서도 맥주통 매고 다니면 쏴주나요? 야구장은 통 안가보고 예전에 도쿄돔 공짜표로 한번 갔는데 알바 아가씨들이 맥주통 매고 다니면서 주문하면 종이컵에 쏴주더리구요.. ^^;;
    오 생각해 보니 정말로 다들 솔로앨범들 내고 기타 솜씨 뽐낼 때 폴은 밴드를 한 거군요.
    폴 말고도 미국 기반 헤비메탈 음악하는 사람들은 일본 시장에 빚이 있는 셈이죠.
    그걸 듣는 저희들도 마찬가지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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