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dow Gallery - Shadow Gallery / 1992 ▪ CDs

Yngwie Malmsteen이 등장한 것과 그 뒤를 잇는 속주파 기타리스트들의 긴 행렬의 상관관계가 간혹 Yngwie와 그 아류로 불리우기도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면 Yngwie는 첫타자였을 뿐이고 뒤따른 것 처럼 보이던 연주자들도 독립적으로 성장해 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말하자면 음악적 토양의 성분상 그러한 시기가 되었기 때문에 그들이 등장한 것이었다는 말씀.
Dream Theater의 등장과 뛰어난 연주력을 앞세운 프로그레시브 메탈 밴드들의 등장도 그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80년대 등장한 속주파 연주자들의 영향과 잘 짜여진 음악 구조를 앞세운 진보적 메탈 밴드들의 영향이 적절히 배합되어 Dream Theater와 그 뒤를 이어 프로그레시브 메탈이라 분류되는 밴드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중에서 비교적 잘 알려진 밴드 중 하나가 Shadow Gallery이다. Dream Theater의 히트작 [Images And Words]와 발매 시기도 비슷해서 프로그레시브라 명명되는 음악에 대한 시장 상황도 우호적이었고 마침 국내 락팬들의 성실한 동반자였던 지구 레코드사와 마이크 바니의 프로그레시브 전문 레이블 마그나 카르타와의 계약이 있던 덕에, 일본과 유럽에서만 발매된 Shadow Gallery의 데뷔앨범은 손쉽게 국내 팬들의 손에 들어오게 되었다. (지구 레코드의 라이센스 음반들을 다른 직배 음반들에 비해 몇 천원씩 싸기도 했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Shadow Gallery의 데뷔앨범은 Dream Theater의 [Images and Words]와 발매시기가 비슷했던 탓에 그들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지속적으로 비교를 당하게 되었는데, 이것은 Shadow Gallery에게 있어서는 득이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불편한 일이기도 했으리라. 일단 Dream Theater라는 든든한 시장 버팀목 덕에 "그들과 비슷한"이라는 강력한 설득력이 그들의 음반을 팔리게 해주었을 것이지만, "그들과는 다른" 음악 덕에 Dream Theater와 같은 어떤 요소들을 바라고 구입했던 사람들에겐 의도하지 않은 실망감을 주었을리라는 것이다. 
Dream Theater가 구축한 90년대의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틀이라 하면, 탁월한 연주력을 기반으로 한 변박 변주, 여러 악기들의 묘기에 가까운 유니즌 플레이 등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Dream Theater라는 특정 밴드가 기존의 메탈 음악에서 추구한 진보(progress)의 방향일 뿐이지 그것이 Progressive Metal을 규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 어떤 기준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라면 progressive라는 단어 자체가 의미 자체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딱 잘라 이야기 하자면 Shadow Gallery는 Dream Theater와는 지향점이 다른 밴드이다. 이들도 연주 실력이 대단한 밴드이지만 그것을 내세우는 데에는 별 관심이 없고 그 연주력으로 뭔가 다른 것을 하려 하는 밴드인 것이다. 어쩌다 보니 밴드명 까지도 Dream - Shadow, Theater - Gallery로 댓구가 되며 아류라고 규정해버리기 쉬운 빌미를 제공하기도 하는데, Shadow Gallery는 영화로도 만들어 졌던 소설 "V For Vendetta"의 내용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이들이 들려주는 음악은, 달릴 때는 충분히 달리지만 난이도 높은 연주를 지향하기 보다는 서정적인 멜로디와 드라마틱한 구조의 음악을 만들어 가는데 지향점이 있는 듯 하다. 데뷔앨범임에도 17분이 넘는 'The Queen Of The City Of Ice'를 수록하는 등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히 내세우고 있다. 크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는 않지만 자기 방식을 잃지 않고 꾸준히 앨범을 선보이고 있는 팀이라 추적하며 감상하는데 즐거움이 있다.  

이 앨범을 제작할 당시 밴드의 드러머가 공석이었다. 그런 경우 일반적으로 세션 드러머를 쓰는 것이 상식적일 터인데 이들은 세션 드러머 대신 프로그레밍을 선택했다. 요즘 드럼 머신은 스튜디오에서 일반적으로 쓰이기도 하고 실제 드럼과 구분이 거의 불가능 할 정도이지만, 이 앨범에 실린 드럼 소리는 드럼 머신이 열악한 것인지, 믹싱이 잘못된 것인지 나 드럼머신이요 하고 티를 낸다. 
데뷔 당시 이 드럼 소리 때문에 데모 레코딩을 마이크 바니가 그대로 정식 음반으로 내버렸다는 설이 있었으나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글에 의하면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작곡 수준도 높고 연주 수준은 당시 최고라고 칭찬받던 Dream Theater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정도였으나 제작상의 한계-드럼 머신, 믹싱에서의 공간감 부족- 때문인지 썩 근사한 음향은 들려주지 못한다. 그 아쉬운 부분들은 이후 2집부터는 말끔히 해소해 가고 있다. 


Mystified





덧글

  • 여름 2008/10/05 20:51 # 답글

    Bonjo님 말씀대로 DT를 SG와 비교하는 것은 DT가 Rush의 음악에 영향(관계)받았다는 것과 비슷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찌보면 metallica를 respect하는 DT, 라스 울리히가 좋아죽던 Oasis 이런 표현이 더 팬들의 상상력를 풍부하게 해주는 information이 아닐까 싶습니다.
  • bonjo 2008/10/06 09:32 #

    Dream Theater가 데뷔했을 당시 "메탈리카가 러쉬를 연주하는 음악" 뭐 이런 표현이 생각나는군요. ^^
    누구랑 누구랑 비슷하다 라는 것은 편리한 표현일지 몰라도 참 위험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여름님 말씀하신 방법이 모호해 보여도 열려있고 옳은 표현인 것 같습니다.
  • 젊은미소 2008/10/05 23:39 # 답글

    간만에 생각나서 CD 컬렉션을 뒤져보니 예전에 한국서 들고온 SD의 Carved in Stone 라이선스 판이 있군요. 1집은 놔두고 왜 이것만 들고 왔는지는 미스테리입니다만.. 오늘 함 다시 들어야 되겠군요. ^^
  • bonjo 2008/10/06 09:33 #

    미국 가신 것이 최소한 Carved in Stone 발매 이후로군요 ^^;
  • 다이고로 2008/10/06 10:27 # 답글

    어쩌다 보니 밴드명 까지도 Dream - Shadow, Theater - Gallery로 댓구가 되며 ....

    ㅎㅎㅎ 재밌네요....
  • bonjo 2008/10/06 11:15 #

    ^^;;;
  • 파블로 2008/10/06 13:24 # 삭제 답글

    마침 이 앨범을 쇼핑하고 있던 순간에 이 글을 보네요...ㅎㅎㅎ
    덕분에 위시 리스트에서 장바구니로 승격되네요...(ㅋㅋ Fastway가 짤릴것 같습니다.)
    89년부터 92년 사이에 나왔던 메탈 앨범중에 가장 수작중의 하나로 생각합니다...
    당시의 제생각은 "프로그레시브 메탈"이라는 단어를 듣고 머리속에 그리게 되는 음악스타일에
    가장 근접한 앨범이 이 앨범과 마젤란 데뷰앨범이었던것 같습니다...
  • bonjo 2008/10/06 13:59 #

    그렇죠? 고전적인(?) 의미의 프로그레시브에 가장 충실했던 음반들이죠. ^^
  • CelloFan 2008/10/06 18:06 # 답글

    유튜브링크하신 곡 좋은데요. 생각보단 무척 깔끔하면서도 가볍지는 않은, 좋은 느낌임다. 보컬도 그렇고, 연주도 그렇고.
  • bonjo 2008/10/06 19:27 #

    응. 자기 색도 확실하고 테크닉도 뛰어나고 앨범 별로 음악 품질도 균일한 아주 훌륭한 밴드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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