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ill Got The Blues - Gary Moore / 1990 ▪ CDs



전작인 [After The War]에서의 'The Messiah Will Come Again'이 계기였을까. Gary Moore는 좀 느닷없이 Blues 음반을 들고 나타났다. 락의 뿌리는 블루스라고는 하지만, 천상 락커로 보였던 Guitar Crazy가 Blues라니, 팬들로서는 조금은 당황스러운 음반이었다.
수록곡의 절반 이상이 Gary Moore의 오리지널 곡이 아닌 올드 넘버들의 리바이벌이다. 그러나 앨범의 음색 자체는 완전한 올드 블루스 분위기는 아니고 '바로 어제까지는 락커였던' Gary Moore 식의 음반이다. 기타 톤 자체는 여전히 락을 하던 Gary Moore의 것이라 꽤나 시끄러운(?) 블루스 음반이 되었다는 것이다. 블루스를 사랑하는 락커가 자신의 뿌리를 되짚으며 '그저 한 번' 녹음해 본, 말하자면 블루스 음악에 대한 트리뷰트 앨범 분위기라고나 할까. 사실 타이틀곡인 'Stiil Got The Bluse'만 해도 제대로 된 블루스라고 하기 보다는 차라리 'Parisienne Walkways'에 가깝지 않은가? 앨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그래도 블루스는 블루스인지라 느릿한 리듬에 브라스 밴드가 뿡빵 거리기도 하고 잔잔하게 흐느끼기도 한다.

이 앨범을 기점으로 Gary Moore는 테크노 리듬을 실험했던 [Dark Days In Paradise], [Different Beat]를 제외하고는 블루스 음반만을 선보이고 있다. 몇 번인가 나왔던 라이브 DVD나 음원에서는 예전의 락 들을 연주하기도 하지만 올드팬들을 위한 팬서비스 차원인 듯 더 이상의 의미는 없어보인다.

그런데 Gary Moore는 왜 갑자기 블루스 연주자가 된 것일까. 이 앨범이 발매된 것이 1990년이니, 52년생인 그가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 얌전한 음악을 시작했다고 보기엔 38살이라는 나이는 너무 젊다. 다른 한가지 추측 가능한 것은 미국에서 지명도가 낮았던 그가 미국 시장을 두드리기 위해 자기가 할 수 있고 미국인들이 쉽게 받아들일 만 한 음악을 선택한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다. 좀 더 엉뚱한 추측은, 이 앨범은 그저 한 번 시도해 본 블루스 트리뷰트 정도의 의미였는데 시장 반응이 좋고 자신도 흥이 나서 그냥 주저앉아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다. 정답은 본인이 가장 잘 알겠지만.



Still Got The Blues






덧글

  • 파블로 2008/09/30 12:16 # 삭제 답글

    흥미로운 추측인데, 두번째가 맘에 드네요...After the War 앨범도 사실 곡선택이나 피쳐링이 머 거진 미국에서의 성공을 위한 몸부림이었는데요...Still Got the Blues도 그런 앨범일지도요...
    예전에 알버트킹인가 누군가가 인터뷰에서 게리무어는 블루스가 아니다...그는 블루스Rock이다. 라고 하는걸 봤는데...이건 분명히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욕인거라고 전 해석하는데요...
    이도 저도 아닌게 된건 아닌지...
  • bonjo 2008/09/30 13:00 #

    블루스락이든 블루스든 Gary Moore가 즐겁게 하고 듣는 사람들도 즐거우면 좋겠어요.
    그런데 요즘 그의 작업들을 보면 귀에 콕콕 들어오는 것이 없는 듯 해서 좀 안타깝습니다.
  • 젊은미소 2008/09/30 14:07 # 답글

    장르가 뭐가 되었건 꽤 탄탄한 앨범이었죠? 무어 본인으로서는 어떤 돌파구가 된 음반이 아니었을까 싶은. 사실 제 패이보리트 게리 무어 앨범은 Wild Frontier인데요, 그 앨범 좋다는 사람은 별로 찾아보기 힘들더라고요. ㅠ_ㅠ
  • bonjo 2008/09/30 14:29 #

    저요!!! -_-)/
    저도 게리무어 앨범 중에 [Wild Frontier]를 제일 좋아합니다.
    'Over The Hills And Far Away' 최고죠!!!

    [Still Got The Blues]도 그렇고 라이브 앨범인 [Blues Alive]도 무척 좋아합니다.
    써놓은 글 다시 보니까 좋아한다는 느낌은 쏙 빠졌네요...-.-;;
  • 여름 2008/09/30 16:18 #

    반갑습니다.
    저 역시 wild prontier(For Philip)을 최고로 칩니다.
    'over the hills....'의 드럼파트는 꼭 우리나라의 장단을 꽹가리와 장구로 맞춰가는 품새입니다.
    예전 기사에서 상기앨범의 드럼파트는 프로그래밍이라고 읽었는데 저한테는 그런 묘미가 있더라구요.
    Bonjo님 추측과 똑 같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전 After the war앨범을 들을 때 곡별로 metal과 blues가 2와 1로 섞여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큰머리사나이 Gary moore가 90년대에도 Blues가 아닌 metal Feel로 계속 갔다면 대형참사가 생길뻔 했다고 위안이 됩니다.
  • bonjo 2008/09/30 22:32 #

    홋 그게 프로그래밍이었군요.
    [Wild Frontier]로 대동단결;;
  • 젊은미소 2008/10/01 14:41 #

    크, 이런 취향의 일치가. ^^ 게리 형님의 Over the Hills and Far Away나 Blood of Emeralds 같은 곡에서 느껴지는 아이리쉬 삘이 우리네 정서하고 맞아떨어지는 면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Thin Lizzy 쪽은 Whiskey in the Jar, Emerald, Black Rose 등의 곡들이 그런 삘이죠?
  • bonjo 2008/10/01 14:49 #

    그쵸그쵸 위스키 인더 쟈, 블랙로즈!!! ^^
  • focus 2008/09/30 16:46 # 답글

    Gary Moore 의 Still Got the Blues 를 그나마 제가 좋아하는 것은 한참 연애할때
    카페에서 엄청 나왔다는 거죠...^^

    Close As You Get 이 이제야 라이센스되는 걸 봐서는 블루스필은 기존 올드팬에게
    크게 들이대지는 못하는거 같습니다..

    저는 그냥 파워풀하게 연주하는 그의 모습이 좋습니다..
    Rockin' Every Night 처럼요...ㅎ



  • bonjo 2008/09/30 22:30 #

    블루스만 하지 말고 Jeff Beck처럼 이것저것 막 들이대면서 역량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Dark Days In Paradise] 앨범어서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길래 아싸 했는데 결국 다시 블루스로...-.-;;

    [Close As You Get]이 뒤늦게나마 국내에 들어왔군요.
    저도 한참 기다리다가 아마존으로 주문 넣으면서 '아이고 게리 형님도 국내에서 찬밥 된건가?' 하며 안타까와했는데 말이죠.
  • CelloFan 2008/09/30 18:06 # 답글

    누가 내 Still Got The Blues 앨범을 가져갔을꼬? 오후내내 찾아 보았지만 없다능. T_T
  • bonjo 2008/09/30 22:25 #

    그런 경우엔 하나 다시 사면 어디선가 기어 나온다능.. -_);;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