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 오디세이 1, 2, 3 - 진중권 ▪ Books

얼마 전 아내가 [웬디 수녀의 미국 미술관 기행]이라는 책을 재미있다고 소개를 해주었다. 그 김에 그간 한번 읽어봐야 겠다 생각도 하고 있었고 아내도 읽어보라고 할 겸 [미학 오딧세이]를 구입했다. 마침 1, 2, 3권에 저자 노트를 한 질로 할인하여 판매하는 행사가 있어서 구입.
진중권은 각종 토론회에서 상대방을 무섭게 물어뜯는, 적이 되면 곤란한 독설가이자 싸움꾼이라는 인상 외에는 정보가 없었기에 책을 구입하여 읽기 시작하면서도 약간은 걱정이 있었다. 그러가 그것은 기우였다. 그저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미학' 개론이다. 물론 미학이라는 것이 단순히 예술작품 해설이 아니라, 철학적 사유를 통해 작품 뿐 아니라 세상 현상들을 해석하는 학문이라 책의 내용이 그의 정치적 관점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을 신경을 쓰면서 읽기 시작한 입장에서도 거의 느끼지 못했을 정도이니, 없다고 말해고 무방할지도 모르겠다.

진중권은 세 권의 책에서, 각각 에셔, 마그리트, 피라네시라는 화가를 내세워 그들의 작품으로 예술 작품과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에셔의 경우 내가 아주 어렸을 때 미국에서 오신 손님이 두고 간 화집을 통해 그 신기한 그림들을 닳도록 들여다 보았던 경험이 있었던지라 무척 반가왔다. (무척 고급스러운 화집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르겠다)
이 세 화가 외에 진중권은 철학적 문답을 위해 두 명의 철학자를 내세운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실제 철학적으로도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하였던 이들은 진중권의 대언자가 되어 우스꽝스러운 대화로 독자들의 질문을 유도하고 사고하게 하고 대답을 이끌어낸다. 이 둘의 대화는 상당히 유머러스 해서 딱딱해지기 쉬운 철학적 주제들을 부드럽게 해주기도 하지만, 아주 가끔씩은 너무 실없어 보이기도 해서 진지하게 사고하는데 방해물이 되기도 한다. - 그래도 포지티브한 면이 확실이 더 크다.

워낙 철학에 관해서는 문외한인 공돌이 출신인지라,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내용들이 줄기 없이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고 있는데, 이토록 정리되지 않는 습득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함 없이 즐겁게 완독할 수 있는 재미가 존재한다는 것이야말로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렇게 졸졸 따라다녔더니- 비록 진중권의 철학적 사유를 따라다니지는 못했지만- 그동안 단편적으로 봐왔던 유명 예술작품들에 대해, 왜 그 시대엔 그런 그림이 있었는지, 왜 그런 표현방법이 사용되었는지 하는 아주 단순한 예술의 흐름 정도는 기분좋게 정리되었다.

두어번 더 눈을 주면 좀 더 이해가 되려나...-.-;;










덧글

  • 김윤화 2008/09/24 01:12 # 답글

    사두고.... 당시에 이해할 머리가 부족해서...집에 고이 모셔두신....-_- 언제 볼려나....;;

    당시에는 읽기 좀 힘들었다지요 -ㅅ-; (근데 읽은 부분중에 모의고사에 내용이 나와서 반가웠던 적도 있었음 'ㅂ'/)
  • bonjo 2008/09/24 09:21 #

    어렵게 미학 공부한다는 생각 접어두고
    그냥 심심풀이 땅콩으로 읽어도 꽤 읽을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중권씨 말도 잘 하지만 글 참 재미있게 잘 쓰네요. ^^;
  • CelloFan 2008/09/24 10:31 # 답글

    대학때 열시미 읽었던 미학 오딧세이로군요. 저 이 강의를 대학생때 진중권씨 직강으로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아깝게 놓쳤었지용. 미학에 대한 담론자체가 가난했던 시절에 단비같은 책이 아니었나 생각됨다.
  • bonjo 2008/09/24 11:00 #

    니 대학때면 진중권씨도 파릇파릇 했겠구먼 ㅋㅋ
  • 여름 2008/09/24 11:43 # 답글

    미학오딧세이는 사놓고도 읽지 않았습니다만,-진빠여서^^
    진중권씨나 박노자, 김규항씨 등 말과 글로 먹고 사는 왼쪽 사람들의 글을 많이 읽고 살고 있습니다.
    대학1년때 읽었던 유홍준교수가 번역한 '미학에세이'에 감동한 기억이 있어 Bonjo님의 글이 반갑네요.
  • bonjo 2008/09/24 12:03 #

    저도 박노자씨 몇몇 꽃히는 칼럼들을 접하면서 호감 만땅입니다 ^^
    한국 사회에 대해 외부인의 시선으로 깊숙히 바라보는 날카로움이 참 적절하더라구요.
    박노자씨 책 몇 권만 소개 좀 해주세요~
  • 여름 2008/09/24 13:45 # 답글

    제가 무슨...
    말씀하신 것 처럼 박노자씨는 외부인의 시선으로 한국사회와 역사를 보고 해석해 왔습니다.
    학술서적처럼 두고 읽을 거리는 아니며 다분히 시사적 내용이 많기 때문에, 가장 최근의 한국사회에 대한 단상을 펴낸 것으로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국 역사를 다르게 해석한 책도 있으나 전 어렵고 잘안들어 오더라구요.
    전 한겨레출판에서 다른 저자들과 함께한 한국사회에 대한 해석을 담아 출간한 인터뷰특강시리즈(04.거짓말)가 좋았습니다.
  • bonjo 2008/09/24 14:19 #

    한겨레 인터뷰 특강 시리즈. 기억해두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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