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w By Blow - Jeff Beck / 1975 ▪ CDs

한참 기타 친다고 머리를 흔들며 설치던 때, 항상 선진 문물(?)을 전해주던 친구가 들려준 'Cause We've Ended As Lovers'는 쇼크 자체였습니다. 기타란 것이 그저 빨리 친다고 다 되는게 아니구나. 그리고는 기타 친다면 블루스 한자락은 칠 수 있어야지 하며 'Cause We've Ended As Lovers'의 악보를 구해 음은 모두 따라 칠 수 있게 되었지만, 기타란 것이 그저 음만 악보대로 낸다고 되는게 아니구나. 하고 또 한번의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사실 LP로 구입하여 들었던 그 당시에는 'Cause We've Ended As Lovers' 한 곡만 관심이 있었을 뿐,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음색은 한참 락에 심취해있던 저에게 좀 닝닝한 맛이라 영 땡기질 않았습니다..-.-; 음악에도 별 맛을 못느끼고, 흉내 내보겠다던 그 한 곡 마저 협조해 주질 않아 그냥 관심권 밖으로 밀려나버렸죠. 그저 "기타 인스트루멘틀 사상 중요한 명반 중 하나"를 보유하고 있다는 뿌듯함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왜 명반이라고들 하는지도 전혀 공감을 못했다는 것이지요;

나이 좀 더 먹고 음악 듣는 폭도 좀 더 넓어지고 난 후, [Guitar Shop] 앨범에 쇼크한 번 먹고, 마침 보유한 LP들을 한 장씩 기회되는대로 CD로 교체하던 때라 다시 한 번 "그래도 명반인데"가 작동되어 [Blow By Blow]를 CD로 다시 구입하여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건 완전히 망치로 한 대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이게 그거구나. 싶었던 것이죠. 여러 후배들이 Jeff Beck에 대해 매우 특별한 평가를 하는 부분, 그리고 Jeff Beck 스스로가 자신있어하는 부분에 대해 아주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Jeff Beck이 울면 함께 울고, Jeff Beck이 흥분하면 함께 흥분하고, Jeff Beck이 사랑을 하면 함께 행복해 지는, 그런 음악을 하는 것이죠. 표현이나 톤이 과장되거나 하는 것도 아닌데, 미묘한 움직임으로 이토록 다양한 표정들과 감정들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능력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 읽은 Jeff Beck의 인터뷰에 이런 부분이 있었습니다.
나에게 점보 제트기 한 대를 주면 세상을 한바퀴 휙 돌면서 나보다 기타를 잘 치는 사람들을 가득 태워서 올 수 있다. 하지만 난 그들 중 누구보다도 기타로 나의 감정을 전달하는 데에는 자신이 있다.
정확하지는 않은데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후배들이 입을 모아 Jeff Beck을 칭송하는 내용도 그와 많이 다르지 않죠. 한 음 한 음이 모두 의미를 전달한다. 뭐 대충 이런 칭찬.
거기에 더해서 장르 구분이란 것을 무색하게 만드는 크로스오버 또한 Jeff Beck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내놓는 앨범마다 새로운 영역을 향해 모험을 나가는 지치지 않는 기타리스트이죠.

또 간만에 Scatterbrain을 들으니 막 흥분이 되는군요 ^^;;




Scatterbrain





덧글

  • 젊은미소 2008/08/22 11:54 # 답글

    이 앨범 무려 원판 LP로 구입했더랬죠. 전 Cause We've Ended as Lovers는 그냥 그랬고 스캐터브레인에 열광했다는. 당시 Truth도 라이선스 나왔던 시점이었는데 이 앨범하고 다음 앨범인 Wired가 라이선스 안 나왔죠. 한참 나중에 나왔던가요?
  • bonjo 2008/08/22 12:09 #

    으아 원판 LP.
    저는 저 앨범 사고는 Jeff Beck에 한참 관심 끊다가 Guitar Shop 부터 다시 듣기 시작을 해서 그 당시에는 Truth나 Wired에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엇그제 이 앨범 듣다가 꽂혀서 초기 앨범들을 위시리스트에 주섬주섬 담아 넣었네요;;
  • focus 2008/08/22 16:44 # 답글

    Scatterbrain 정말 최고지요...

    벤치마킹을 계속하게 하시네요...^^
  • bonjo 2008/08/22 17:04 #

    정말정말정말 좋죠! Scatterbra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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