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pen Door - Evanescence / 2006 ▪ CDs

뉴메탈이라고 하는 아직까지도 익숙치 않은 장르에 대한 개인적 불만이 "낭만이 없다"라는 것인데, 그 낭만이란 것이 뭐랄까, 음식에 있어서의 "어머니의 손맛" 정도로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것인지라 불만을 마음놓고 표현할 수도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무튼 Heavy Metal의 몰락 이후 대안적인 락으로 나온 여러가지 장르 중 상당히 자리를 잡고 양산되어 나오는 뉴메탈, 그 중에서 Evanescnce는 제가 보유한 CD들 중 몇 안되는 뉴메탈 아티스트입니다. - 생각해 보니 이 팀 말고 갖고 있는 뉴메탈 장르 앨범이 또 있나 싶기도 하군요. 
Evanescence의 음악을 "생각하면" 참 맛 없다. 참 밋밋하다 하면서도 iPod이건 foobar2000이건 플레이어에 걸리면 쉽게 스킵 하지 못하고, 또 한동안 듣지 못하면 귀가 궁금해지고 하는 묘한 끌림이 있지요. 마치 패스트푸드 음식점의 몸에는 안좋은 막음식을 먹는 듯한 기분이랄까요. 몸에 안좋은-음악은 딱히 몸에 안좋을 이유는 없지만-음식이지만 먹는 순간은 일단 그리 거부감이 없고 오히려 적절한 자극과 달콤함이 즐겁고, 한동안 안먹으면 입에서 당기고 하는 그런 메커니즘 말이지요. - 물론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취향의 문제인지라 Evanescence의 팬이나 Nu Metal을 좋아하는 분이 보시면 버럭 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80년대 음악이나 더듬고 있는 입장에서의 느낌은 그러하구나 하고 넘어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편협한 경험에 의거한, 본격 락&메탈과 뉴메탈의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본다면, 어쩌면 사운드 자체로는 별 차이가 없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만, 연주의 도구화 & 맴버들의 몰개성화 입니다. 본격 락의 경우 기타, 베이스, 드럼 각각 파트의 연주자 들의 개성이 확실하고 음악 자체는 그 연주자 들의 기량과 개성을 드러내는 객체의 입장이라면, 최소한 개인적으로 접해본 뉴메탈의 경우에는 음악의 프로듀싱 자체는 예전 방식의 락에 비해 훨씬 짜임새 있고 단단한 구조를 갖고 있지만 그것을 구성하는 악기-연주자의 개성은 그닥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사운드는 훌륭해서 이따금 듣고 싶어지는 것은 너무나 확실하지만, 이 기타는 누가 친건지, 드러머는 누구인지, 베이시스트의 이력은 어찌 되는지가 전혀 궁금하지 않다는 것이지요. Evanescence의 경우만 봐도, 앨범을 석장이나 갖고 있는 주제에 기억하고 있는 맴버 이름은 프론트 우먼 Amy 한 명 뿐입니다..-.-;

쓰다보니 뉴메탈 전반에 대한 개인적 인상에 관한 글이 되어버렸습니다만, 장황한 이야기의 결론은, 뉴메탈은 낭만이 없어서 그리 땡기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Evanescence의 앨범은 갖고 있는데, 들으면 또 그 맛이 거부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뭐 이정도가 되겠군요..-.-; 


























덧글

  • 다이고로 2008/08/06 00:16 # 삭제 답글


    오오! 좋은 글이네요! 몹시 공감이 됩니다. ㅎㅎ
    뭐 들으라면 듣는데 정이 많이 가지는 않더군요...
    한창 뉴메틀 붐이 일었을때 참 많은 밴드들의 앨범이 나왔던것 같은데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밴드가 참 많은 현상도 더욱
    정이 잘 안가게 합니다....예전에 제 홈피에도 썼지만 그냥그냥 패스트푸드-밴드...
    같다는 느낌이네요...ㅎㅎ

  • bonjo 2008/08/06 01:23 #

    활활 불타오르는 예술혼이나 낭만 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싸~ 신나게 놀고 여자 더 꼬셔야지! 하는 정도의 퇴폐적 감성 조차도 보이지 않으니 말이죠 -.-;;;
    (개인적으로는 퇴폐적 감성은 별로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워낙 깔끔하게 만들어져 포장까지 완벽해서 듣는데는 문제 없지만 말이죠. ^^;

    비슷한 생각을 갖고 계신 분을 만나니 막 더 까고 싶어지는군요;;
  • 젊은미소 2008/08/06 15:40 # 답글

    저 역시 비슷한 느낌을 막연하게 가지고 있었는데요, 정크 푸드라니 적확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에바네슨스도 그렇고 전 링킨 파크 같은 밴드들도 영 아니더라고요. 이런 몰개성적인 걸 미국서는 흔히 bland하다는 표현을 쓰는 것 같더군요.

  • bonjo 2008/08/06 16:15 #

    원래 정크푸드라는 단어를 몇 번을 썼다가 Junk 라는 단어가 너무 공격적인 것 같아서 패스트푸드로 바꾸어 썼는데 젊은미소님께서 거침없이 써주셨네요. ㅋㅋ. bland란 표현 잘 배웠습니다. 사전 찾아보니까 딱 적절한 표현이네요. ^^
  • 젊은미소 2008/08/07 04:30 #

    미국서는 패스트 푸드라는 말보다는 보통 정크 푸드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라 습관적으로 나온 모양입니다. ^^ 예를 들어 흔히들 맥도날드 햄버거가 정크 푸드라고 말하고 다들 그러려니 하는 분위기.
  • bonjo 2008/08/07 12:26 #

    오호- 미국서는 정크푸드란 말이 그닥 기분나쁜 말이 아니는 말씀이로군요.
    역시 언어의 직역된 의미가 아닌 뉘앙스는 현지에서 겪어 봐야만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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