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 - 움베르토 에코 / 이세욱 역 ▪ Books


움베르토 에코의 신작. 에코 할배의 개인사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하나 이번 소설의 주인공은 자기 자신의 모습을 주인공에 고스란히 투영해 넣은 듯 합니다. 물론 주인공의 직업은 고서적 전문가이고 부분적 기억상실증에 걸렸다는 점은 에코 할배와 같을 수는 없겠지만, 에코 할배가 살아온 시대적 배경이 주인공과 거의 같고 고서적들에 대한 방대한 지식과 그것을 적절히 인용해 넣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라는 점이 그러하고, 주인공이 어린 시절의 가족사를 돌아보는 장면에서 소년 움베르토 에코가 동생과 찍은 사진이 보란듯이 삽입되어있다는 것은 이것이 바로 나다. 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아니면 제가 에코 할배에게 보기좋게 속은 것이겠지요;

책을 덮으면서 든 생각은, 아, 이건 오시이 마모루의 공각기동대로군.

오시이 마모루의 공각기동대에서 쿠사나기 소령이 몸을 모두 잃고 오로지 기억(고스트)만을 가진 채 스스로가 인간인가 기계인가 고민을 한다면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의 주인공 얌보는 주관적/경험적 기억을 모두 상실하고 책으로부터 얻은 객관적 지식과 간접경험만을 가진 채 자신이 누구인지 고민합니다.
마지막 장면의 요한계시록을 닮은 얌보의 환상(?)은 -기독교의 종말적인 계시(요한계시록)에 대한 묘한 냉소임과 동시에 책 속의 기억들과 자신의 기억이 뒤죽박죽 섞인 가운데서 스스로를 찾으려는 발버둥이기도 합니다. 마치 공각기동대의 쿠사나기 소령이 인형사와 융합되는 장면을 연상시키지요.

에코 할배가 이 책을 통해 준 선물은 얌보의 기억 탐험 뿐만이 아닙니다. 이 소설 덕에 소설상 주요 장면으로 인용된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가 한국에 다시 출판되었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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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ook & music : 시라노 2008-07-22 22:29:37 #

    ... 이 붙으면서도일반 소설이 아닌 희곡이라는 장르적 특성 때문에책으로서는 그닥 환영받지 못한 것이겠지요.아무튼 그랬던 작품이 엉뚱한 기회로 새롭게 출판이 되었습니다.(움베르토 에코의 신작 소설 발매에 맞추어 보조자료 개념으로 함께 출판됨)희곡을 구하면서 원작에 추가된 영화적 설정들이 있을거라 생각을 했습니다만영화로 보았던 위트 넘치는 대사들과 세세한 설정 ... more

  • book & music : 먼 북소리 2008-08-02 00:15:24 #

    ... 비교적 최근에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또 이 책을 읽기 바로 직전에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을 읽어그리스와 이탈리아에 대한 풍광이 머릿속에 대충 그려져 있었다는 것은무척 행운이었습니다.- 또 읽은 지는 좀 됐지만 로아나를 읽으며 어렴풋이 이미지가 되살아난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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