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ior Sweet - Chara / 1997 ▪ CDs

Chara를 처음 들은 것은 1997년이었습니다. 당시 동경에서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Chara라는 여가수가 출산을 하고 컴백했다. 고 각종 미디어가 떠들썩 했지요. 출산한 아기를 생각하며 썼다는 컴백곡도 꽤 히트를 쳤고요. 얼굴도 매력은 있지만 썩 미인은 아니고; 가식적으로 귀여운척 내는 목소리도 사실 적응이 힘들었기에 관심권 밖이었습니다.

처음 관심 갖게 된 것은 Hey Hey Hey라는 음악프로그램에 나온 것을 본 것인데, 유명 코미디언 콤비인 DownTown과 마주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노래도 부르고 하는 형식이죠. 거의 장식품에 가까운 음료를 한잔씩 놓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Chara라는 이 여가수. 말은 거의 안하고 묵묵히 쥬스를 마시는 모습에 끌렸습니다...-.-;; 말을 시키다 시키다 급기야는 진행자가 "그만 마시고 말 좀 해요!!"라고 핀잔까지 주었지요. (Chara는 키득거리며 계속 마심;;)
"이 방송에서 음료수 다 마시고 가는 사람은 Chara씨가 처음이예요"라는 말도;

좀 이상하기는 하지만, 그 엉뚱한 모습과 약간 광기어린 노래하는 모습에 끌려 당시 꽤 인기가 있던 새 음반 [Junior Sweet]를 구입했지요. 그러나 그런 "좋은 인상"에 끌려 구입한 음반이 대부분 그렇듯, 그닥 많이 듣지는 않았습니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새로운 아티스트나 장르에의 거부감이 심한 편이라 Chara같은 특이한 음색은 더더욱 접근이 어려웠지요.

그렇게 몇달을 지내다가 어느 주말, 혼자 열차를 타고 근교로 바람을 쐬러 길을 나서는데 많이 듣지 않았던 CD 몇장을 챙기다가 Chara의 CD를 골랐고 1시간 가량 달리던 텅 빈 전철 속에서 꾸벅꾸벅 졸며 Chara를 들었습니다. 비몽사몽 따뜻한 햇볕 속으로 동경 근교의 풍경들이 지나가고, 조용한 가운데 덜컹거리는 기분좋은 리듬과 간간히 들리는 차내 안내방송. 쥐어짜내는 듯한 허스키한 목소리. 불분명하게 굴려대는 간질간질한 일본어 발음. 술에 취한 듯 한 몽롱함, 낯선 차창 밖 풍경, Chara의 몽환적인 목소리는 최고의 조합이었습니다.

지금도 이 음반을 들으면 그때의 그 몽환적인 풍경들과 나른한 분위기가 고스란히 느껴지곤 합니다.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음색의 가수이지만 그 매력을 알게 되면 또 쉽게 빠져나오기 어려운 독특한 가수인 듯 합니다.















핑백

  • book & music : Chara 2008-08-08 16:00:26 #

    ... 에서는 잘 못나가나 봅니다.첫날 들른 서점의 음반 코너에도 달랑 지난 달 발매된 신보만 있더란 말이죠... 그리고 앨범 리핑하느라 원래 갖고있던 Chara의 앨범 [Junior Sweet]을 다시 열었는데,잃어버렸던 Danger Danger의 2집이 겹쳐져 들어있네요...-.-;설마 여기 꼽혀있을 줄이야;;; 일본여행에서 건져온 CD 두 장 ... more

덧글

  • 2008/07/16 23:2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bonjo 2008/07/17 12:04 #

    헛- 사관님. ^^
    챠라 참 특이하게 매력있죠?
  • 유별 2008/07/17 03:54 # 답글

    차라 좋아해요~ 확실히 목소리가 처음엔 좀 거부감;이 있었지만.. 묘한 매력이 있어요.
    생긴것도 분명 예쁜 얼굴은 아닌데 보다 보면 독특한 매력이.. 예뻐보일 때도 있더라구요ㅎ
    차라가 나온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라는 영화도 재밌게 봤습니다.
  • bonjo 2008/07/17 12:09 #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한참 보고싶어했을 때에는 제가 아는 모든 곳을 쑤셔봐도
    일본쪽으로 주문을 넣는 방법 밖에 없더니만,
    구하다 지쳐 포기하고 좀 지나니 이와이슌지 전집인가로 국내에 DVD로 나오더군요...-.-;
    최근 Chara 신보 구입하면서 다시 불이 붙은 김에 영화도 구해서 봐야겠습니다.
  • 젊은미소 2008/07/17 16:04 # 답글

    쥐어짜내는 허스키한 목소리로 유명한 메이시 그레이의 팬인 저로서는 상당히 흥미가 생기는 가수로군요. 그레이처럼 소울을 하지는 않는듯 싶고.. 어떤 스타일의 음악을 하나요?
  • bonjo 2008/07/17 17:05 #

    그냥 그런(?) 일본식 팝인데, 말로 딱부러지게 표현하기 어렵습니다만;; 다른 일본 여가수들과는 좀 많이 다릅니다. 대부분 곡을 직접 쓰기 때문에 음악적인 일관성도 기본적으로 확보하고있고, 편곡 파트너는 계속 바뀌는 듯 합니다만 롱 리버브를 기본으로 하는 몽환적인 분위기의 편곡 형태는 유지되는지라 Chara표 음악이라고 할만한 뚜렷한 개성이 있습니다.
    샘플 한 두 곡 들어보시면 대충 파악 되실 듯 해요..^^;;

    http://kr.youtube.com/watch?v=bma-49298Ds
    http://kr.youtube.com/watch?v=Tb4bZTAwgFs

    두번째 곡이 첫 출산 후 아이 자장가로 만든 곡이랍니다.

    그런데 유튜브 접속이 자동으로 한국 서버로 연결되네요;;
    제대로 보이실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몰라서 본문에 유투브 영상 하나 붙여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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