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앨범에 대해서는 여기저기 흘려놓은 글들이 꽤 되는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때마다 글의 내용은 "저주받은 걸작이다"라는 식의 변호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 개념은 실시간으로 그들의 음악을 접하다가
1, 2집으로부터 좀 멀리 떨어져버린 3집의 장르적 위치에 의한 충격에 노출된 팬들에게 해당되는 것이지
발매된 지 10념이 훌쩍 넘어버린 지금으로 볼 때는
별로 설득력이 없어 보이는 단어들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1, 2집에서 개성넘치는 미국식 스피드 메탈을 보여주었던 Crimson Glory는
무슨 생각인지 크롬 도금 가면을 벗어던지고 아프리카의 흙 냄새가 물씬 풍기는
토속적인 리듬에 기반한 끈적거리는 음악을 들고 나왔습니다.
쇼킹했지요.
1, 2집처럼 칼로 자른 듯한 반듯반듯한 음악을 기대했던 팬들의 손에 던져진 3집은
거친 유화 붓터치 같은(마치 앨범 표지의 분위기 같은) 자유분방한 음악이었습니다.
Deep Inside Your Heart 같은 킬러 타이틀을 노린 발라드 곡도 있었습니다만
오히려 라디오에서 그 곡만 틀어주어 다른 곡들이 외면받는 부작용도 있었구요...-.-;;
특별히 긍정적인 면에서 봐주자고 노력하지 않고
1, 2집과 독립해서만 봐도 상당한 품질의 음반임에 틀림 없습니다.
다양한 시도들과 그 시도의 성과면에서 본다면
오히려 1, 2집에 비해 더 좋은 점수를 주는 것이 마땅하다고도 할 수 있죠.
아무튼 앨범 발매 당시의 Rock음악의 시장 상황도 안좋았고,
팬들의 지지기반에 비해 변화의 폭이 좀 심했던 관계로
이 앨범으로 Crimson Glory는 쫑이 났고
개성파 보컬 Midnight의 목소리는 음악계를 영영 떠나버렸습니다.
(1999년 밴드가 재결성하긴 했지요)
생각해 보면 심한 변화에 팬들이 외면하는 경우는 많습니다.
메머드급 밴드 Metallica 같은 경우도 [Load] 발매시나 [St. Anger] 발매시 팬들에게 욕 깨나 먹었지요.
한국 공연 때 "St, Anger 갖고들 계십니까아~" 하던 James의 맨트가 애절하게까지 들렸던 기억도 나는군요.-_-;
- 2008/06/19 19:31
- bonjo6z.egloos.com/4433513
- 덧글수 : 4
덧글
젊은미소 2008/06/20 15:01 # 답글
bonjo 2008/06/20 17:26 # 답글
이 Midnight하고, Fates Warning의 John Arch, Lion의 Kal Swan 이렇게 셋입니다.
사라져간 아티스트들이 어디 한 둘이겠습니까마는
정말 비슷한 소리 찾아보기도 힘든 놀라운 개성들이었는데 말이죠.
드러머가 인도인이었군요. 전 얼굴만 보곤 아메리칸 인디언인줄 알았습니다.
하긴 어느쪽이든 인디언은 인디언 이군요...-.-;;
focus 2008/06/20 17:54 # 답글
그립네요.. 보컬 목소리~
bonjo 2008/06/20 23:42 # 답글
참 독특한 음색이었지요. 완전히 정신 나간듯한 그 흐느낌. 크~
젊은미소님과 focus님 두 분 모두 음악 들으며 자란 시기가 비슷비슷한 것 같습니다.
쿵 하면 쩍 해주시니 이야기 하기가 참 즐겁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