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ik Emmett. Triumph라는 락 밴드로 7,80년대를 화려하게 관통하고는 락/메탈의 몰락보다 한 탬포 일찍 밴드를 벗어나 (최소한 한국의 락팬들 앞에서는)홀연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물론 그는 한 순간도 팬들 앞에서 사라진 적이 없었습니다. [Absolutley]로 시작해서 쉴 새 없이 솔로 앨범들을 쏟아내고 있었지만 국내에는 앨범이 발매되지도, 소식이 전해지지도 않았을 뿐이지요. 지금이야 인터넷을 통해 근황이 궁금한 아티스트에 관해 쉽게 검색이 가능하지만 예전에는 잡지나 라디오에서 던져주는 소식들 외에는 소식을 들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199?년(정확히 기억이 안남-.-;)에 일본에 여행을 할 기회가 있어서 국내 발매가 안되어 벼르고 또 벼르던 Rush의 밀린 앨범들 [Roll the Bone]과 [Counterparts]를 찾아 R라인을 더듬다 발견한 Rik Emmett의 이름은 정말 쇼킹했습니다.-.- 그 당시 떨리는 손으로;; 집어온 두 장의 앨범은 Triumph에서 뭔가 살짝 뺀 듯한 소프트락 앨범이었지요. 이후 Rik은 아예 락으로 부터 점점 멀어져 가는 인상의 앨범들을 줄줄이 쏟아냈고, 이건 뭐 완전히 자기 하고 싶은 거 맘대로 하고 댕기는 음악적 난봉-.-;질을 하고 댕겼지요.
(비난의 의미는 없습니다. 따라다니기 힘들어서 투덜거리는 것일 뿐;) 저도 헉헉거리며 따라다니다가 1999년 [Raw Quartet]를 마지막으로 결국 포기를 했습니다..; 그래도 옛 정이 있는지라 가끔씩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새로 어떤 앨범을 내놓았는지도 확인하고 Youtube에서 공연 영상들을 찾아보기도 했지요.
나이 먹어가면서 락과는 점점 멀어져가던 그가 Michael Shotton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작곡 파트너/드러머와 팀으로 돌아왔습니다.
Shotton의 이름은 검색을 해봐도 Von Groove라는 밴드명만 튀어나올 뿐 음악적 이력은 딱히 없어 보입니다. 둘이 처음 만난 것이 2003년이고, 2년간의 스튜디오 작업의 결과물이라고 합니다만 아무튼 이 젊은 친구와 함께 만들어 내어놓은 결과물 Airtime은 썩 근사한 락 앨범입니다. Rik이 회춘을 한다 해도 그의 가장 하드했던 시절이라면 Triumph 시절인데, Airtime은 Triumph 보다 더 단단하고 진보적입니다. 이건 Rik에겐 없던 부분이라, Shotton의 영역이라고 추측이 가능하군요.
물론 앨범 전체를 지배하는 정교하고 유려한 기타 선율들은 Rik Emmett의 것 그대로 여전합니다.
http://www.rikemmett.com/airtime/
덧글
focus 2008/05/23 12:53 # 답글
사실 기대가 너무 커서인지 조금은 실망을..^^
bonjo 2008/05/23 13:24 # 답글
작 편곡에서 Michael Shotton의 역량이 많이 발휘된 것 같은디..
나름 진보적인 색을 많이 입히려는 의도는 알겠지만, 그게 뭔가 좀 어색하죠.;;
그저 "Rik Emmett가 간만에 들려주는 씩씩한 락"이라는 선에서 만족하는 수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