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사라마구의 베스트셀러 소설 [눈 먼 자들의 도시]의 속편 격인 이 책은, 전편을 재미있게 읽은 저로서는 당연히 사게 된 그런 책이었습니다. 그러나 다들 눈을 뜨고 있다는, 전작에 비해 '물리적으로' 정상적인 상황이 흥미를 반감시키고 잇따른 상황의 전개도 전작과 비교하자면 긴장감이 많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작년 이 책을 읽을 때에, 밀어내듯 겨우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누군가 "독자에겐 책을 집어던질 권리가 있다"라고 했다는데 저는 아무리 재미없는 책도 본전 생각이 나서 끝까지 꾸역꾸역 다 읽지요...-.-;
그러나 인간이란 짐승이 얼마나 간사한 것인지, (나만 그런건가...-.-;;) 동일한 사건을 놓고도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을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 아닌 진리를 새삼 깨닫습니다.
국민들을 나몰라라 내팽개쳤던 정부, 뻔뻔스럽게 돌아와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한 행동. 그에 국민들이 침묵의 저항을 하지만
그것에 대한 반응 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저능함과 뻔뻔함. 그리고 오히려 저항하는 국민들을 향해 협박하고 희생양을 고르는 일련의 과정들. 멍청하고 뻔뻔하며 귀가 멀어버린 정부라는 상황은 개개인들이 모두 눈이 멀어버리는 상황만큼이나 공포스러운 것입니다.
빼다 박았다 라고 동일시 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 광우병 파동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에서 볼 수 있는 "태도"들과 매우 흡사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읽은지 일 년도 더 지난 책이 이렇게 문득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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